길 잃은 애플 하드웨어, 이대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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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애플 하드웨어, 이대로 괜찮을까?
  • 남지율 기자
  • 승인 2019.02.28 13:4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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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애플 제품들은 하드웨어의 완성도나 뛰어난 디자인 등을 바탕으로 인기를 얻어왔다. 여기에 자사 제품 간의 매끄러운 연동이나 우수한 소프트웨어까지 더해져 IT 기기들을 모두 애플로 구축하는 마니아들도 많았다. 실제로 기존 애플 제품은 터치감이 좋다는 평을 받거나 모니터의 색감이 우수하다는 평도 받아왔다. 음향적인 측정치도 우수했다.

그런데 최근 애플의 라인업은 전반적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논란들이 단순히 더 상승한 가격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품질에 관한 것들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4년째 완벽히 해결하지 못한 치명적인 결함도 존재한다.

 

아이패드 프로 3세대의 밴딩 게이트

▲ 스펙은 현존하는 최고의 테블릿 PC라 봐도 무방하다.

2018년 10월 3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아카데미에서 처음 공개된 아이패드 프로 3세대는 아이폰 X 시리즈에 탑재되던 페이스 ID를 도입했으며, 무게도 더 가벼워졌으며, 두께는 5.9mm에 불과하다. 게다가 그래픽 성능은 콘솔 게임기인 Xbox One S의 성능을 지녔고 새로운 애플펜슬도 함께 공개돼 2018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태블릿 PC 중 하나라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 3세대에는 2세대 10.5인치부터 해결하지 못한 결함이 있다. 바로 아이패드 프로의 본체가 비교적 잘 휜다는 점이다. 이 논란은 다양한 IT 기기에 흠집을 내거나 제품을 손으로 휘어보는 테스트로 유명한 해외 유튜버 ‘JerryRigEverything’의 아이패드 프로 3세대 테스트 영상을 통해 본격화됐다.

▲ 하지만 쉽게 휘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해당 영상의 유튜버는 아이패드 프로 3세대를 맨손으로 꽤 쉽게 구부렸다. 이에 대해 다른 태블릿도 똑같이 쉽게 구부러질 것이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그가 서피스 프로 6와 같이 다른 태블릿을 구부리는 영상을 보면 꽤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일부러 구부리는 것 외에도 실사용 중 제품이 구부러지는 사례도 발생했으며, 심지어는 상자를 열자마자 처음부터 휘어있던 경우도 발생했다.

애플에서 마케팅 디렉터로 근무했던 마이클 가텐버그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이패드 프로 3세대를 반품했으며, 이런 확실한 휨 현상을 그대로 허용하면 안된다며, 모니터에 불량 화소가 허용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논란이 점점 불거지자 애플은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바로 이번 아이패드 프로의 편평도는 기존 세대보다 더 엄격한 400마이크론 (0.4mm 수준)이며, 400마이크론까지는 양품이라는 것이다. 만약 400마이크론 이상 휜 경우 1년 제한 보증 안에서 처리가 가능하다고 한다.

구형 맥북 프로 레티나의 화면 코팅이 벗겨지는 결함은 보증 기간을 자체적으로 연장해 무상 수리해준 적도 있기에 이번 아이패드에 대한 입장은 휨 현상을 결함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과 같다.

애플은 이미 아이폰 6 시절에 발생한 밴딩 게이트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뒷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휘는 사례들이 발생하자 애플은 다음 제품인 아이폰 6S에서 알루미늄 소재를 바꿔 문제를 해결했다. 웬만한 노트북 이상의 가격을 지녔으며, 거치형 기기가 아니기에 배낭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아이패드에 밴딩 게이트가 발생하고 있는 것과 이에 대한 애플의 입장 그리고 과거의 실수를 다시 반복한다는 점 모두 대단히 실망스러울 따름이다.

 

4년째 지속되는 버터플라이 키보드의 결함

▲ 기기를 얇게 하는 데는 도움이 됐으나 아직도 결함이 있다.

맥북 라인업에 USB Type-C가 도입되면서부터 기존 USB Type-A를 비롯해 대부분의 단자가 빠지기 시작했다. Type-C는 기존 포트보다 두께가 얇은 편에 속해 기기를 얇게 만들 수 있다는 특징도 지녀 2015년 첫 출시된 12인치 맥북을 시작으로 맥북 에어에 이은 맥북 라인업의 본격적인 다이어트가 시작됐다.

얇아진 두께를 위해 애플은 버터플라이 키보드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노트북용 키보드를 개발해 탑재하기 시작했다. 이는 기존 펜타그래프 방식보다 얇으며, 나비 모양 구조를 채택해 키 높이도 상당히 낮다. 버터플라이 키보드는 키 스트로크가 상당히 짧다 보니 타이핑 속도는 빠르지만 다소 호불호를 지닐 수 있는 키감을 지녔다. 이러한 키감은 개인 취향의 영역이다 보니 결함이라 볼 수 없다.

문제는 키보드가 잘 고장 난다는 것에 있다. 키의 입력이 간헐적으로 인식되지 않거나 두 번씩 눌리는 경우가 꽤 많다. 애플은 이 문제를 인정하고 최초 판매일로부터 4년간 키보드를 무상 수리해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키보드 자체가 새로 바뀌는 것이 아니기에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으며, 2018년에 새로 출시한 맥북 프로 라인업과 맥북 에어 라인업에 적용된 3세대 버터플라이 키보드에도 동일한 결함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2018년 맥북 라인업들은 키보드 무상 서비스 프로그램에 해당되는 모델도 아니라 최초 보증 기간이 경과하면 불안에 휩싸인 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일부 사용자들은 아예 별도로 외장 키보드를 함께 휴대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이다.

 

에어파워의 지속적인 출시 연기

▲ 애플은 1년 5개월간 에어파워의 출시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17년 9월,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아이폰 8과 아이폰 X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해당 신제품 발표회에서는 아이폰, 에어팟, 애플워치를 한 번에 충전할 수 있는 무선충전기 에어파워가 첫 공개 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애플은 당시 에어파워를 2018년 상반기에 출시할 것이라 했으나 이 기사가 작성되는 2019년 2월 28일에도 구체적인 출시일은 나오지 않았다. 애플의 공식적인 해명은 전혀 없으며, 2019년 봄 또는 연말에 발매될 것이라는 루머가 전부이다.

에어파워는 다른 무선 충전기와 다르게 충전기의 어느 곳이나 올려도 충전이 진행되며, 애플 기기와의 연동이 가능해 충전기에 사용자의 기기를 올리는 순간 아이폰의 홈 화면에서 각 기기의 충전율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애플 워치 3세대부터 지원돼 이로 인해 애플 워치를 교체한 유저도 일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에어파워는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라지기도 하며, 애플 워치 4가 발표되면서도 언급되지 않았다.

기술적인 문제나 여러 문제로 출시일이 지연되는 건 아주 특별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1년 5개월이 지나도록 출시일을 공개하지 못할 정도의 제품을 먼저 공개하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이 아니다.

 

스마트하지 않은 스마트 스피커, 홈팟

▲ 홈팟의 AI 기능은 경쟁사 제품보다 뒤쳐진 편이다.

스마트하지 않은 스마트 스피커라니 모순된 말 같지만 애플 홈팟을 묘사하기에 이보다 적합한 표현은 없을 것이다. 음향과 적용된 기술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연결성이나 스마트 스피커로써 가장 충실해야 할 AI 기능이 꽤 부실한 편이다.

비록 국내에 정식 발매도 되지 않은 제품이지만 홈팟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른 스마트 스피커보다 확실히 부족하다. 단순히 애플의 AI 시리가 부족한 점도 있겠으나 홈팟으로 아이폰의 전화를 받는 기본적인 연동 기능도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이뤄졌다.

다만, 이번 기사에 언급된 다른 제품들과 달리 시리가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난다면 홈팟도 충분히 스마트 스피커라는 이름이 적절한 제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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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헵 2019-03-03 14:04:03
아이패드 프로 3세대 불량 엄청나게 많습니다.
가로수길 애플스토어 매장에서 2주동안 10박스가량 개봉했습니다.
셀룰러모델이라 그런지 휨현상은 기본이고 화소불량도 많습니다.
불량률이 70%가 넘어가는것같은데 QC(품질)관리를 소비자에게 위탁하는것도 아니고
한두푼도 아니고 고가의 제품을 소중한 시간까지 허비해가며 환불 구매하는것 자체가 일입니다. 또한, 묻지마 14일 환불이라 해놓구 막상 가면 3번이상 환불하면 그이상은 안해줍니다. 불량이 이렇게 많은 것이 환불된 제품을 재포장해서 판매하는것이 아닌지 의심이 갑니다.

123 2019-03-22 11:21:12
다른 하드웨어는 길을 안 잃었을까? ㅋ 그냥 회사들이 다 비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