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스토리]시대를 이끌어온 오디오 명가, 하만카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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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스토리]시대를 이끌어온 오디오 명가, 하만카돈
  • 조은혜 기자
  • 승인 2019.02.11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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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화하는 IT 시장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기기를 접하고 있다. 그중 일부는 기존 제품을 넘어서 우리의 생활에 변화를 만든다.
그래서 smartPC사랑에서는 이러한 IT기기가 어떤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지, 또한 어떻게 세상에 등장하게 됐는지 주목해보고자 한다. 이번 브랜드 스토리의 주인공은 ‘하만/카돈’(harman/kardon)이다.

 

독보적인 오디오 산업 공룡

‘65년 전통의 글로벌 오디오 브랜드’. 하만카돈는 하이엔드 오디오 마니아 뿐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오디오 브랜드다. 단순히 스피커, 이어폰 등을 선보이는 브랜드로 알고 있는 이들도 많은데, 하만카돈이 구사하는 사업의 범위는 이보다 훨씬 크다. 공연장의 전문 음향 장비부터 가정용 홈씨어터, 자동차용 오디오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이처럼 하만카돈은 다양한 분야에서 오디오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하만카돈은 본래 하만 그룹이 보유한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중 하나였다. 하만(HARMAN)은 하만카돈을 포함해 JBL, 마크레빈슨, AKG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 하이엔드 오디오 마니아 뿐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독보적인 기업이다.

하지만 지난 2016년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하면서, 하만카돈 또한 삼성전자의 하만 인터내셔널 그룹 산하로 포함되게 된다.

▲ 하만 그룹의 라이프스타일 오디오 브랜드. 많은 이들이 알고있는 유명 브랜드가 대거 속해있다.

 

하만 그룹의 전신, 하만카돈

▲ 하만 박사는 원래 데이비드 보겐이라는 회사에서 전문가용 사운드 시스템(PA Sound system)을 설계하던 엔지니어였다. 그러다 1953년, 그곳에서 만난 카돈과 함께 독립해 자신들의 이름을 딴 브랜드이자, 하만 인터내셔널의 전신인 ‘하만카돈’을 설립한다.

하만카돈이라는 브랜드를 설명하기 위해선, 하만 그룹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하만은 1953년, 미국에서 시드니 하만 박사(Dr Sidney Harman)가 동업자 버나드 카돈(Bernard Kardon)과 협력해 설립한 음향 전문기업이다.

▲ ‘하만카돈’의 브랜드를 알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라디오 수신기 ‘페스티발 D1000’.

하만카돈이 널리 이름이 알려지게 된 것은 1953년 ‘페스티발 D1000’이라는 라디오 수신기를 생산하면서부터다. 그 시절엔 라디오를 들으려면 신호를 잡는 튜너와 이를 증폭하고 변조하는 앰프, 증폭한 신호를 소리로 바꿔주는 스피커가 필요했다. 하지만 하만카돈은 이를 하나로 통합시킨 뒤 멋진 케이스를 입혀 하나의 통합된 수신기를 만들어낸다.

1960년대에 들어 하만카돈에는 여러 가지 변화가 생긴다. 당시 하만카돈을 이끌었던 하만은 JBL와 같은 다른 오디오 기업들을 잇따라 인수하며 음향기기와 관련한 기술을 보유하는데 힘을 쓴다. 전체 회사의 명칭도 하만 인터내셔널 그룹으로 교체했다.

하만은 신기술을 계속 찾았고, 이후 돌비 음향 연구소와 협력하면서 오디오의 잡음을 잡는 등 제품의 성능을 이끌어내기 시작한다. 이를 바탕으로 1970년대 하만은 북미 제일의 음향 브랜드로 거듭나는데 성공한다.

1990년대 들어서자 음향기기와 관련된 변화의 물결은 거세게 펼쳐졌다. 더 이상 리시버와 스피커의 품질에 따라 음질이 결정되는 아날로그 오디오의 시대로 볼 수 없었다. 특히 카오디오 시스템과 PC 오디오 시스템 등 디지털 제품의 인기가 거셌다.

이러한 이유로 하만은 여러 차량 회사와 협력해 카오디오 시스템을 개발하기 시작한다. 제품의 가격도 당시 경쟁사였던 일본 음향 브랜드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췄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른 브랜드도 인수하기 시작한다. 지난 1994년, 헤드셋과 마이크 기술을 보완하기 위해 하만카돈이 인수한 브랜드가 바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음향 브랜드 ‘AKG’이다.

▲ 스피커 제품으로는 SoundStick(사운드스틱) 시리즈가 무난한 성능과 멋진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PC 오디오 시스템 개발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1999년 하만은 하만카돈 브랜드로 세계 최초의 4배속 오디오 레코더인 CDR2를 출시한다. 이를 통해 음악 팬들은 음손실 없이 음악을 담을수 있게 됐다.

또한, 같은 해 ‘사운드 스틱’이라는 PC스피커도 출시한다. 해당 PC스피커는 오늘날에 까지 사운드 스틱은 아름다운 스피커로 꼽히는 제품 중 하나로, 뉴욕 박물관의 현대예술관에 등재될 정도로 음향 뿐 아니라 디자인 부분에서도 찬사를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하만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이지셋(Ezset)이라는 음향 입력/변조(Mic/EQ) 기술을 개발한다.

 

세계 최대의 오디오& 전자장비 브랜드

2000년대에 들어 하만카돈에는 두 가지 새로운 변화가 생긴다. 첫 번째는 IT 제조사들과 협력한 것으로, 노트북에 자사의 음향 기술을 적용하거나, 스피커를 대신 설계하는 방식을 취했다.

▲ 노트북 제조사들은 자체적인 음향 기술을 개발하거나, 유명 음향 기업과 협업해 수준 높은 사운드를 제공하는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하만카돈의 음향기술은 ACER, LG전자, ASUS 등 다수의 노트북에 탑재됐다.

2010년에 들어 그 영역은 더욱 확장됐는데, 이로 인해 사람들은 삼성전자, HP, LG전자 등 다양한 노트북에서 하만카돈의 음향기술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이어 하만은 스마트폰, 스마트TV, 보급형 헤드폰에도 하만카돈 기술을 제공하며 시세를 확장하는데 힘을 쏟았다.

▲ 하만그룹은 자동차 오디오 분야에선 뱅앤올룹슨과 바우어 앤 윌슨까지,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대거 갖고 있었다.

또한, 카오디오 시스템을 전장(차량용 전자 부품)의 영역으로 확대했다. 이전에 카오디오 시스템을 공급하면서 만든 파트너십을 활용한 셈이다. 이를 통해 하만은 벤츠, BMW, 아우디,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 폭스바겐, 미니, 크라이슬러, 도요타, 랜드로버 등 주요 자동차 업체에 차량용 내비게이션&A/V, 통신 장비, 보안, OTA 부품을 공급하며 유통망을 잠식하는데 성공한다.

▲ 하만그룹의 자동차용오디오 브랜드.

이러한 하만의 전략은 오늘날 성공적이라고 평가된다. 2016년 당시 하만의 매출의 65%는 전장(커넥티드 카)에서, 나머지 35%는 오디오(소비자용 음향 시스템과 극장용 음향&조명 시스템)에서 나왔다. 음향 기업에서 출발한 커넥티드 카 부품 기업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하만의 전략 덕분이었다.

▲ 하만그룹의 협력사.

 

삼성-하만 브랜드로 거듭나다

국내에서 하만 그룹은 2016년, 삼성전자에게 인수되며 국내에서 그 이름이 더욱 유명해졌다. 당시 삼성전자는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인 80억 달러(9조 3,000억 원)에 하만 그룹을 인수하면서 초미의 관심을 샀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자사의 TV, 스마트폰, VR, 웨어러블 등에 하만의 음향 기술과 브랜드를 자유롭게 적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업계는 삼성전자가 단순히 사운드 분야를 노렸다고 보는 것 보다는, IT 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각되는 전장(커넥티드 카) 사업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삼성전자의 부품 기술에 하만의 시장 노하우와 브랜드 가치를 결합하면, 커넥티드 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 LG전자는 2014년부터 블루투스 헤드셋, TV, 사운드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하만카돈과 협력해왔다. 때문에 삼성전자에 인수 후,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LG전자는 단순히 계약을 체결한 관계기 때문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LG전자는 이후 2017년 12월, 하만카돈 대신 영국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오디오 전문기업 ‘메리디안 오디오’(Meridian Audio)과 손잡는 것을 선택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하만 그룹에 속했던 AKG, 하만/카돈, 인피니티, JBL, 렉시콘, 마크 레빈슨, B&W 등의 마이크 브랜드부터 극장용 음향, 앰프, 조명 시스템 브랜드, 초고가 스피커 브랜드 등을 산하에 거느릴 수 있게 됐다.

▲ 2018년 8월, 삼성전자가 ‘삼성-하만 카돈’ 브랜드로 처음 선보였던 플래그십 사운드바 HW-N950. 돌비 애트모스 기술을 탑재해 네 개의 스피커만으로 일반 가정 환경에서 즐길 수 있는 최대 채널인 7.1.4 음향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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