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든 것은 명텐도가 아닌 위즈다! - 게임파크 홀딩스 이범홍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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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든 것은 명텐도가 아닌 위즈다! - 게임파크 홀딩스 이범홍 대표이사
  • PC사랑
  • 승인 2009.05.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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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이 힘들지 않은가?”라는 인사말로 이야기를 시작하자 이범홍 대표이사는 쓴웃음을 지었다. “처음엔 그냥 언론이 만든 소문인 줄 알고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이야기를 시작한 그는 “생각보다 오랫동안 ‘명텐도’ 이야기가 떠돌자 조금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밝혔다. 그가 가장 속상한 점은 많은 사람들이 명텐도라는 이름을 등에 업고 갑자기 등장한 회사로 오해한다는 점이다. 사실 게임파크 홀딩스는 무척 오랜 역사를 지닌 저력 있는 회사다.

소니의 PSP가 나오기 이전에, 당시에 최고 제원이었던 ‘GP32’ 게임기부터 시작해 ‘GP2x-F100’, ‘GP2x-F200’ 등을 꾸준하게 내놓았다. 이번에 내놓은 ‘GP2X 위즈’도 이미 1년 전부터 개발해오던 제품이다. 지난 2008년 11월에 발표회를 했을 때는 기사가 몇 개 나가지도 않더니 ‘명텐도’ 이야기가 나오자 하루에도 몇 건씩 기사가 올라오고 있다. 홍보 효과도 있지 않을까 해서 애써 위안을 삼고 있지만 제품 이름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는 인터넷 기사를 보면 답답하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해결책은 정공법밖에 없다고 대답한다.

“명텐도는 우리나라 휴대용 게임기를 통칭하는 이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식으로 해명할 생각은 없다. 우린 그저 재밌는 게임기를 만들 뿐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인지도 상승을 위해 놔둔 것도 있다. 그런데 소문이 끊이지 않고 계속 켜지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커졌다. 며칠을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기사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었다. 대신 입소문에만 의지했던 홍보 전략을 버리고 공격적이고 정석적으로 홍보를 할 계획이다.”

사실 게임 콘텐츠가 적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조금씩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려고 했던 것이 위즈의 홍보 전략이었다. 명텐도 사건으로 생각보다 빠르게 위즈가 알려지자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롭게 홍보 전략을 짜자는 의견이 나왔었다. 하지만 이범홍 대표이사의 생각은 달랐다. 아무리 입소문을 탔다고 해도 위즈의 본모습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천천히 그러나 꾸준하게 알리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안티들의 관심까지 위즈의 마니아로 만들 야심찬 계획을 준비 중이다. 그는 “명텐도 때문에 겪는 악플보다는 게임 콘텐츠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욕을 먹는 것이 더 신경 쓰인다”면서 멋쩍게 미소 지었다.

게임파크 홀딩스가 내놓은 휴대용 게임기는 비슷한 시기에 나온 다른 게임기에 견줘 제원이 뛰어났다. PSP가 나오기 전에 선보였던 GP32는 최고의 제원을 가진 게임기로 등장 당시 마니아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콘텐츠의 부족으로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당했고, 그 뒤에 출시한 시리즈들도 이 문제를 해결 못해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PSP보다 높은 제원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위즈 또한 고질적인 콘텐츠 부족 현상을 벗어나기 힘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 문제에 대해 그는 솔직했다.

“소비자들의 우려를 인정한다. 노력은 많이 했지만 이전 시리즈에서는 콘텐츠 부족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 콘텐츠에 대해 신경을 쓰다 보니 우리의 유일한 장점이던 제원을 어느새 다른 게임기에 따라잡혔다. 이번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현재 전 세계의 휴대용 게임 시장은 소니와 닌텐도가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기의 성능 차이를 떠나 한 달에 수십 개씩 쏟아지는 두 회사의 게임 콘텐츠를 따라잡는 것은 솔직히 무리다. 그래서 이범홍 대표는 우리나라의 기술력을 앞세워 다른 개발사가 따라올 수 없는 제원을 가진 게임기를 만든다는 생각이다. 위즈의 출시는 그 계획의 첫 번째 단추다. 게임기의 제원에 신경 쓴다고 게임 콘텐츠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 쌓여온 노하우를 한 번에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조금씩 따라 잡겠다는 생각이다.

“수많은 게임 개발사와 협약을 맺은 소니나 닌텐도와 달리 우리나라 게임 개발사는 대부분 온라인 게임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그만큼 게임 시장이 좁다. 그래서 게임파크 홀딩스의 이름으로 개발자들을 뽑아 게임을 만들 계획이다. 물론 외국의 유명 게임 회사와 협약도 준비하고 있다.”

특별히 그가 기대하는 게임은 얼마 뒤에 나올 위즈 전용 리듬 게임과 예전 큰 인기를 끌었던 <디어사이드 3>, 그리고 <신검의 전설>이다. 비록 고전 게임이지만 요즘 게임 유행에 맞게 거의 수정했기 때문에 옛날 게임을 즐겼던 게이머에겐 추억을, 요즘 게이머들에겐 재미를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앞으로 더욱 재밌는 게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미래를 확신하는 이범홍 대표지만 현재 즐길 거리가 없는 마니아들의 불만은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위즈에는 에뮬레이터 프로그램이 들어있다. 에뮬레이터로 돌릴 수 있는 게임은 수백 개가 넘기 때문에 계속 발매되는 게임 콘텐츠와 함께 위즈를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에뮬레이터가 불법으로 취급받는 것에 대해 그는 이렇게 답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에뮬레이터가 불법이라고 오해하고 있다. 에뮬레이터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단지 에뮬레이터로 돌리는 게임을 불법적으로 구하는 것이 문제다. 유럽에서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많은 게이머들이 휴대용 게임기로 에뮬레이터 게임을 즐기지만 정작 저작권이나 불법 복사 문제는 거의 없다.”

이런 답변과 함께 그는 “현재 게임 시장은 거품이 심하다”면서 “아무리 게임이 재밌어도 게임 하나에 3~5만 원이나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열변을 토했다. 홀딩스는 앞으로 발표할 게임을 온라인 시장에서 내려 받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렇게 게임을 판매하면 최고 50%까지 싸게 팔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명텐도로 생각지도 못한 관심을 받았지만 우리의 계획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소비자가 재밌게 즐기는 게임기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고 꿈이다”는 각오를 밝히면서 게임파크 홀딩스를 기대해 달라고 부탁했다.


게임파크 홀딩스가 내놓은 ‘GP2X 위즈’는 현재 나온 휴대용 게임기 가운데 가장 높은 제원을 자랑한다. ‘명텐도’라는 별명이 아까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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