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음 키보드는 태생부터 다르다! 조용한 기계식 키보드를 선택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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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음 키보드는 태생부터 다르다! 조용한 기계식 키보드를 선택하는 방법
  • 조은혜 기자
  • 승인 2018.12.0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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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PC사랑=조은혜 기자] 기계식 키보드의 매력은 무엇보다 경쾌하고 찰진 손맛이다. 하지만 사무실처럼 조용하고 여러 사람과 같이 있는 공간에서 쓰기엔 결정적인 걸림돌이 있다. 바로 ‘타이핑 소음’이다. 아무리 소음이 적은 리니어 스위치라도 멤브레인과 펜타그래프보다는 시끄럽게 들린다.

그렇다면 사일런트 스위치(저소음 스위치)는 어떨까? 최근 저소음 기계식 키보드에 기본으로 탑재되는 체리 사의 사일런트 스위치는 설계로 독특한 설계 방식을 통해 소음을 줄인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해당 스위치 탑재 여부만 고민해야 할 것이 아니다. 스테빌라이저 잡음, 통울림 등을 제거해야 비로소 주변 눈치 안 보고 타건하는 저소음 기계식 키보드라 말할 수 있다.

 

기본은 사일런스 스위치

기계식 키보드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 타자를 칠 때 손가락 끝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키감이다. 이러한 키감은 키 하나하나에 장착된 스위치의 종류에 의해 결정된다. 스위치마다 내장된 스프링의 감도와 구조가 달라, 각기 다른 반발력과 클릭음을 내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인지도 높고 역사가 오래된 스위치는 체리 MX 스위치다. 현재는 청축, 적축, 갈축 등 일부 스위치의 특허가 만료돼 카일, 오테뮤 등 다른 회사에서도 이와 유사한 스위치를 내놓고 있다.

▲ 적축과 저소음 적축의 내부 모습. 저소음 적축(상)은 기존 적축(하)에 서 아래위로 실리콘을 덧대 보강 판과의 마찰음을 줄였다.

그중 저소음을 표방한 기계식 키보드에 주로 장착되는 것은 체리 사의 '사일런트 스위치' 2종이다. 적축, 흑축 두 가지 버전으로 발매됐다. 체리 MX RGB 스위치처럼 처럼 LED를 내장했으며, 키 내구성은 5천만 번에 키압은 적축 45g, 흑축 60g이다.

이러한 사일런트 스위치의 특징은 접점 부위를 TPE(고무)로 대체해서 소음을 잡는다는 것이다. 실제 눌러보면 키보드를 ‘짤칵’거리는 소리대신 먹먹한 고무 소리가 난다. 소음은 확실히 적다. 기계식은 물론이고 팬터그래프를 제외하면 어지간한 멤브레인보다도 조용해 사무실에서 쓰기 적합하다.

저소음 적축은 적축, 저소음 흑축은 흑축과 구조가 유사하다. 그래서 각각 저소음 적축, 저소음 흑축이라고 명명한다. 다만, 키감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적축을 생각하고 저소음 적축을 샀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상판에 흡음재를 추가한 구조를 하고 있어, 대체로 일반 키에 비해 먹먹하다는 느낌을 준다.

 

키보드 설계 자체가 중요

이러한 사일런트 스위치를 탑재한 키보드는 정말 소음이 없을까? 정답은 ‘YES or NO’다. 스위치 자체의 소음이 거의 없어도, 키보드에 장착되면 의외로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

소음의 원인 중 하나는 키보드 통울림이다. 통울림이란 키를 누를 때, 키보드의 상판과 내부가 통째로 ‘텅, 텅’ 떨리며 나타나는 소리를 말한다. 값비싼 키보드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현상으로, 이 경우 내부 공간에 스펀지 등 흡음재를 채워 넣거나, 장패드 위에 올려놓으면 조금이나마 소리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 애초부터 속이 꽉 찬 통짜 알루미늄 CNC 하우징 키보드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 청축 기계식 키보드. 상단 하우징을 제거한 상태라 후면에는 보강판, 그 밑에는 PCB 기판이 보인다. 보강판의 재질에 따라 키감과 소리가 달라지기도 한다.

또 다른 원인은 보강판의 울림이다. 보강판이란 스위치를 고정하기 위한 금속판을 일컫는데, 키를 세고 빠르게 누르면 키캡과 스위치가 그대로 보강판과 부딪히며 소음이 발생한다. 아크릴, 알루미늄, 철판 등 보강판의 재질에 따라서도 소리의 높낮이도 달라지며, 체리 사의 기계식 키보드 중에서는 아예 보강판이 없는 제품도 있다.

스테빌라이저 소리도 만만치 않게 거슬리는 부분 중 하나다. 스테빌라이저는 키의 끝부분을 눌러도 입력이 원활하게 되도록 도와주는 장치다. Shift나 스페이스바 등의 기다란 키에 주로 달린다.

▲ 마제식 스테빌라이저. 검은색 보조지지대 두 개가 철사를 지탱하고 있고, 동시에 스페이스바에 끼워져 있다.

스테빌라이저는 구동방식에 따라 마제식과 체리식으로 나눠진다. 이때, 보다 조용한 것은 체리식이다. 양옆에 체리 스위치와 비슷한 모양의 스위치가 받치는 구조라, 키캡 이탈착이 쉽고 소음이 적다.

▲ 체리식 스테빌라이저. 철사가 없고 축과 비슷한 십자 모양의 보조지지대가 붙어 있다.

체리식이라고 해도 아예 소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내부에 철심이 설치돼, 누를 때마다 덜컹덜컹 거리는 소음이 발생한다.

이러한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치간 칫솔로 스위치 근처에 윤활제를 발라주는 등 개인적으로 윤활 작업을 거쳐야 한다. 다만, 윤활이 반드시 소음을 줄여준다고 보장할 수 없으며 기존의 키감이 변할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일반 기계식 키보드와 확연한 차이

저소음 기계식 키보드는 어느 정도로 소음이 없는 걸까? 이를 위해 저소음 기계식 키보드를 구해, 일반적인 기계식 키보드와 비교하며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에 사용한 제품은 mStone의 ‘Groove T 87A 다크그레이’(저소음 흑축)이다. 해당 키보드의 특징은 특수 윤활 방법으로 스테빌라이저를 받치는 철심소리를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하우징 및 보강판 맞춤 설계 등 독자적인 설계도 도입했다.

▲ 스테빌라이저는 체리식이다. 스위치는 체리식 높이 키캡에 간섭이 없는 정방향 방식으로 설계됐다.

해당 키보드의 특징은 특수 윤활 방법으로 스테빌라이저를 받치는 철심소리를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하우징 및 보강판 맞춤 설계 등 독자적인 설계도 도입했다.

▲ LED는 화이트 색 단일만 지원한다. 화려한 정방향 LED를 제대로 느낄 수 있으며, LED의 높이를 낮은 것을 채택해 키캡 간섭이 없다.

또한, 플라스틱 최초로 알루미늄 보강판을 채용해 정갈한 키감을 구현했다. PCB는 보강판과 무보강판을 겸용으로 쓸 수 있는 겸용 PCB다.

▲ 높이 조절은 3단으로 가능하며, 타건하기 편하도록 각각의 키를 키보드 높이를 따라 비스듬하게 배치했다.

사무실 내의 회의실에 들어가 문을 닫고 mStone Groove T 87A 다크그레이(좌/체리 저소음 흑축, 이하 그루브)를 타건했다.

비교 제품은 기계식 키보드의 대표격인 '체리 청축'을 탑재한 ‘DECK CBL-108N 덱헤슘 라이트 기계식 키보드(우/체리 청축, 이하 덱헤슘)이다. 애플리케이션은 ‘소음측정기’(Abc Apps)이며, 아무도 없는 회의실은 30.3dBA 정도로 측정됐다.

▲ (좌) 그루브(저소음 흑축), (우) 덱헤슘(청축)

▲ 최대한 같은 힘을 주며 [스페이스] 키를 연속 타건했다. 같은 조건에서 그루브(저소음 흑축)은 평균 33dB, 덱헤슘(청축)은 평균 42dB로 측정됐다. 그루브의 소리는 먹먹하고 도각도각한 느낌의 저음이고, 덱헤슘은 날카롭게 귀를 울리는 고음이라 실제로 들으면 그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 (좌) 그루브(저소음 흑축), (우) 덱헤슘(청축)

  좌측 [Shift]를 연속 타건했다. 그루브(저소음 흑축)은 평균 41dB, 덱헤슘(청축)은 평균 52dB로 측정됐다.

▲ (좌) 그루브(저소음 흑축), (우) 덱헤슘(청축)

  게임이나 문서작업을 할 때 자주 사용하게 되는 키 중 하나인 [S] 키를 연속 타건했다. 그루브(저소음 흑축)은 평균 39dB, 덱헤슘(청축)은 평균 48dB로 측정됐다.

▲ (좌) 그루브(저소음 흑축), (우) 덱헤슘(청축)

  하우징 울림소리를 비교하기 위해 [↑]키의 윗부분을 손가락으로 반복해 두드렸다. 그루브(저소음 흑축)은 평균 38dB, 덱헤슘(청축)은 평균 41dB로 측정됐다.

 

스위치, 스테빌라이저, 통울림에 신경써야

테스트를 진행해본 결과, 해당 키보드 간의 소음 차이는 대략 10dB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mStone Groove T 87A 다크그레이(체리 저소음 흑축)은 평균 37.75dB, DECK CBL-108N 덱헤슘 라이트 기계식 키보드(체리 청축)은 평균 45.75dB이다.

수치적으로는 미미한 차이로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 귀로 들어보면 큰 차이로 다가온다. 우리의 청감각은 두가지 소리의 3dB 차이도 감지하기 때문이다. 또한, 10dB 이상이면 거의 큰 쪽의 소음만을 인식한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소리가 50~70dB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덱헤슘(청축)의 경우 타건할 때마다 주변에서 계속 떠드는 듯한 소음을 발생시키는 셈이다.

특히  mStone Groove T 87A 다크그레이(체리 저소음 흑축)는 키보드를 타건할 때 소음의 큰 원인이 되는 스테이빌라이저 소음이 거의 없어, 스페이스를 타건할 때 마음 놓고 두드릴 수 있었다.


주변 눈치 없이 타건할 수 있는 기계식 키보드를 찾고 있다면, 이와 같이 스테빌라이저 잡음과 통울림 문제까지 해결한 키보드인지 꼭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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