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떠오르는 신흥 강국, 한국 야구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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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떠오르는 신흥 강국, 한국 야구 게임
  • PC사랑
  • 승인 2009.04.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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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역사가 20년이 넘은 우리나라도 다양한 야구 게임을 만들어 왔다. 하지만 그래픽은 물론이고 짜임새에서도 엉성한 부분이 많아 나오는 게임마다 게이머들의 외면을 받았다.

온라인 야구 게임이 나오면서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 2004년 네오플이 개발한 ‘신야구’는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며 성공을 거둔다.

온라인으로 야구 게임의 르네상스를 열다

신야구 이전에도 우리나라에는 ‘제트리그’ 등 몇몇 온라인 야구 게임이 개발되었다. 다만 제대로 된 국산 온라인 야구 게임을 따질 때 신야구를 시작으로 꼽는다.

과거 오락실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스타디움 히어로의 우리나라 애칭인 신야구를 제목으로 가져온 이 게임은, 이름답게 스타디움 히어로처럼 2D의 느낌의 그래픽으로 개발되었다. 코나미의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와 유사해서 표절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게임은 마니아에게도 인정받았을 정도로 탄탄하다. 다만 공을 때리기가 쉽지 않아 초보 유저의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를 해결하려고 타격을 자동으로 해주는 ‘자동 타격 시스템’을 서비스 중에 업데이트했고, 이것이 독으로 작용해 마니아들로부터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결국 2007년에 서비스를 중단하고야 말았다.

신야구가 안타깝게 서비스를 종료하는 사이 새로운 야구 게임 하나가 국내 온라인 게임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그 이름은 바로 애니파크가 개발한 ‘마구마구’. 신야구 보다 다소 늦은 2006년 초, WBC로 대한민국 전역이 야구 열풍에 휩싸였을 때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이 게임은 국내 프로야구 마니아로부터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마구마구는 다른 무엇보다도 1983년부터 2008년까지, 국내에서 활약한 프로야구 선수들이 모두 카드로 등장하며 게이머들은 이를 카드 뽑기 식으로 수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런 독특한 시스템은 지금까지의 그 어떤 야구 게임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는데, 특히 마음먹기에 따라선 자신이 과거 좋아하던 팀의 선수들(가령 서포팅하는 팀이 우승했을 당시의 선수들), 그리고 말 그대로 꿈속에서만 볼 수 있었던 팀의 선수들을 모두 수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프로야구의 골수 마니아들로부터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게임 시스템 자체도 야구 게임 마니아라면 누구나 인정할 만한 탄탄한 밸런스와 게임성을 자랑했기 때문에 마구마구는 상업성·게임성 모두가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매년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게임의 특성상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성이 탄탄해지고 있으며 갖가지 콘텐츠가 추가 되고 있다는 점 역시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게다가 지난 2008년에는 국내 프로야구뿐 아니라 미국 MLB 선수들의 카드가 대량으로 추가 되어 전성기 시절의 박찬호나 MLB 홈런왕 배리본즈, A-로드 같은 선수들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MLB를 좋아하는 게이머들도 열광하고 있다.

대기만성형 야구 게임, 슬러거

마구마구가 성공을 거둔 뒤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야구 게임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대표적으로 와이즈캣에서 개발하고 지금은 네오위즈 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슬러거’, 우리나라 최초의 온라인 야구 게임이라는 제트리그의 개발진들이 그라비티에서 다시 뭉쳐 개발하고 서비스 했던 ‘W 베이스볼’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슬러거나 W 베이스볼은 모두 마구마구 만큼의 인기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W 베이스볼 같은 경우에는 결국 상용화도 진행하지 못하고 지난해 서비스를 중단하는 아픔을 겪었을 정도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일어난다. 초반에 많이 부진했던 슬러거가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을 개선하고 시스템을 가다들면서 굉장히 높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특히 슬러거는 한 번 카드를 모으면 그 이상 육성의 재미를 느끼기 힘든 마구마구와 다르게 실제 프로 야구단을 운영하는 것과 같은 독특한 팀·선수 육성 시스템을 선보였기 때문에 이러한 점에서 매력을 느낀 유저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었다.

한편 게임은 굉장히 직관적인 타격·투구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전반적으로 초보자들이 접근하기에 쉬운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야구 게임에 대해 잘 모르는 유저들에게도 어필하는 데 성공했다. 또 일반적인 프로야구 팀이 아닌 전국에 존재하는 고교야구팀을 자신의 팀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 결과 현재 슬러거는 마구마구 못지않은 인기를 끌게 되고 지금은 두 게임이 국내 PC 온라인 야구 게임의 양대 산맥으로 그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사실 겉으로만 보면 두 게임은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차이점이 굉장히 뚜렷하게 구별 되는 만큼 온라인 야구 게임을 해보려는 유저들은 두 게임을 모두 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게임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사내스포츠에서 개발한 ‘한국 프로야구 라이브 스타디움 2002’. 당시 유명한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이 총출동했지만…. 짜임새나 재미는 허술하기가 짝이 없었다.


제대로 된 최초의 국산 온라인 야구 게임 신야구. 캐주얼한 게임 방식과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했다.


방어율 0점대를 찍었던 선동열부터 홈런 56개를 쳐냈던 이승엽 등 전설적인 선수들을 모두 게임 속에서 수집할 수 있다.


마구마구는 지난해 MLB 선수들의 데이터도 다량 추가했기 때문에 MLB 팬들도 주목해 볼만하다.


신야구, 마구마구, 슬러거에 이어 4번째 온라인 야구 게임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결국 상용화에 실패하고 문을 닫은 그라비티의 W 베이스볼.


슬러거는 프로야구 팀 뿐 아니라 전국의 유명 고등학교 야구팀을 자기의 팀으로 선택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직관적인 게임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초보자들이 적응하기 쉬운 슬러거.

신야구와 코나미의 표절공방
신야구는 야구 게임 자체뿐 아니라. 코나미와 법정 분쟁을 일으켜 많은 화제를 나았다. 얼핏 봐도 그래픽이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와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실제로 코나미가 이 점을 문제 삼아 개발사와 서비스사에 소송을 건 것이었다.
표절 문제로 인해 외국 게임사가 소송을 건 것은 음악 게임인 ‘EZ2DJ’ 이후 신야구가 두 번째 사례였다. 특히 이 사건은 표절 여부를 가리려고 법원에서 게임사가 직접 게임을 시연하기도 해 게임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주목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이 소송에 대해 ‘근거 없음’이라며 신야구의 표절 혐의를 벗겨줬다. 코나미는 이에 불복해서 항소를 진행했지만 게임 서비스가 2007년 종료되면서 소송은 자연스럽게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위가 신야구, 아래가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 얼핏 보면 많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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