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서플라이의 또 다른 기준, Cybene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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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서플라이의 또 다른 기준, Cybenetics
  • 이철호 기자
  • 승인 2018.09.14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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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꼼꼼해진 파워 인증 등장

[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그동안 좋은 파워서플라이의 상징은 80PLUS 인증 획득 마크였다. 80PLUS 는 전력효율이 80% 이상인 파워만 획득할 수 있어서 효율이 좋고 안정성이 뛰어난 제품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년에 이 인증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새로운 인증이 등장했다. 바로 Cybenetics(사이베네틱스)다. 이 Cybenetics 인증은 이제까지의 파워서플라이 인증과 어떤 점이 다른지 살펴보자.

 

80PLUS에도 문제가 있다?

2004년에 처음으로 도입된 80PLUS는 현존하는 파워서플라이 인증 중 가장 잘 알려지면서 신뢰성도 높은 인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력효율을 80% 이상 끌어올리려면 그만큼 좋은 부품을 써야 하니 효율은 물론 내구성도 좋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력효율이 좋으면 발열이 적어지니 쿨링팬을 빠르게 돌릴 필요가 없어서 소음도 줄어든다.

하지만 최근 들어 80PLUS 인증을 맹신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측정 횟수가 적고 출시 때 한 번만 심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일부 회사가 좋은 제품만을 제공해 심사받은 뒤 점차 부품 단가를 떨어뜨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테스트 환경이 비현실적이라는 문제도 지적됐다. 80PLUS는 대부분 23℃에서 테스트가 진행되는데, 이 조건이 발열이 심한 PC 내부 환경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대기전력, 5VSB을 측정하지 않는다는 점, 비양심적인 업체가 심사를 받지도 않고 마크를 달거나 비슷한 형태의 로고를 다는 등의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더 꼼꼼하게 확인하고 검증하자

이러한 기존 파워서플라이 인증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 Cybenetics라는 인증이 등장했다. 이 인증은 열감지 카메라부터 오실로스코프까지 다양한 최신 장비를 사용한다. 또한, 전력효율은 물론 전압, 전력 계수, 소음, 대기전력, 5VSB 측정도 진행한다.

▲ Cybenetics는 더욱 정밀한 결과를 얻기 위해 다양한 고급 장비를 사용한다.

그렇다면, Cybenetics 인증은 어떤 테스트를 거칠까? 먼저 본격적인 테스트에 앞서 파워서플라이에 15~20분 동안 80W의 전력을 가해 작동을 원활하게 한다. 이 시간 동안 테스트 장비 또한 정확한 측정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웜업을 거치게 된다.

파워서플라이의 웜업이 끝나면, 샘플을 30℃로 맞춰진 핫박스 안에 넣고 소프트웨어를 통해 1,600번에 달하는 전력 부하 시뮬레이션을 거치게 된다. 이를 통해 25,000개의 판독 결과를 바탕으로 차트를 그려 최종 결과를 얻게 된다.

▲ 내부를 방음재로 덮은 반무향실에서 소음 테스트가 진행된다.

소음 측정은 내부가 완전히 방음재로 뒤덮인 반무향실에서 진행된다. 방 내부 소음은 테스트 동안 6dB 미만으로 유지되며 온도는 25℃, 습도는 50%로 세팅된다. 방 안에 샘플이 배치되면 샘플과 1m 떨어진 곳에서 쿨링팬이 돌아갈 때의 소음을 측정한다.

▲ 테스트 결과는 Cybenetics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Cybenetics의 두 인증마크, ETA와 LAMBDA

Cybenetics 인증은 ETA와 LAMBDA로 나뉜다. 먼저 ETA는 그리스 문자 ‘Η’에서 따온 것으로, 전력효율과 PF(역률), 5VSB 효율, 대기전력 등을 바탕으로 등급이 나눠진다. 등급 기준은 아주 가혹해서 다른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이 나와도 단 하나의 테스트에서 이에 미치지 못하면 그 제품은 최고 등급을 받지 못한다. 자세한 등급은 다음과 같다.

한편, LAMBDA는 그리스 문자 ‘Λ’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전력효율 테스트와 동일한 조건을 적용해 소음을 측정하고 등급을 나눈다. 자세한 등급은 다음과 같다.

 

판을 뒤집을 수 있을까?

Cybenetics 인증이 탄생한 시기는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 그만큼 소비자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인증이다. 그러나 해외 파워서플라이 제조사의 경우 기기 출시 전에 Cybenetics 인증을 획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시소닉의 경우 신제품 샘플을 적극적으로 Cybenetics 인증을 받게 하고 있다.

▲ 시소닉은 Cybenetics 테스트에 적극 참여하고 인증을 통과한 제품의 경우 홈페이지에 ETA/LAMBDA 마크를 표기하고 있다.

시소닉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파워서플라이 신제품의 Cybenetics 인증 획득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테스트가 가혹한 만큼 이를 통과하면 파워서플라이의 우수한 품질을 증명할 수 있기에 적극적으로 인증 획득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인지도다. 지금까지 326개의 파워서플라이가 인증을 통과했으나 이 제품들 중에는 ETA/LAMBDA 마크를 표기하지 않은 모델이 많다. 자사 제품이 인증을 통과했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고급 제품 위주로 진행되서 수 자체가 많지 않은 탓도 있다.

아직 80PLUS가 좋은 파워서플라이를 고르는 데 유용한 인증임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Cybenetics 인증은 80PLUS가 알려주지 않는 데이터를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인증이 인지도 문제를 극복하고 파워서플라이 인증의 새로운 대세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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