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끝에 꺼내든 최종 병기 엔비디아 지포스 GTX 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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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 끝에 꺼내든 최종 병기 엔비디아 지포스 GTX 295
  • PC사랑
  • 승인 2009.02.2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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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생김새
종전에 나왔던 지포스 9800GX2와 생김새를 비교하면 큰 차이는 없다. 달라진 부분도 있다. 냉각팬을 에워싸던 플라스틱에 우레탄을 코팅해 더 단단한 느낌이고 기판 뒷면을 덮던 구조물을 없앴다. 이는 그래픽코어의 제조공정을 65나노미터에서 55나노미터로 줄여 발열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포스 GTX 295는 AMD의 라데온 HD 4870 X2처럼 한 장의 기판에 두 개의 그래픽코어를 나란히 얹지 않고 기판을 2장으로 분리했다. 엔비디아의 멀티 GPU 기술인 SLI와 설계 방식이 비슷하다. 비록 기판 2장을 써 제조비용은 비싸지만 냉각팬과 램, 그리고 회로의 여유 공간이 넉넉해서 간섭이 적어진다. 2개의 그래픽코어가 기판 2장에 달려있어 작동 중에 내뿜는 발열이 다른 그래픽코어에 영향을 적게 미친다.

지포스 GTX 295의 제원을 살펴보면 램의 용량과 대역폭, 셰이더 클록, 작동 클록은 지포스 GTX 260과 비슷하다. 지포스 GTX 295에 얹은 그래픽코어는 코드명이 D10U다. 512비트의 램 대역폭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지만 정작 램은 448비트로 구성했다. 기판 하나당 448비트니까 전체로는 896비트다. 소비전력에도 많이 신경 쓴 눈치다. GPU 하나를 얹은 지포스 GTX 280
이 236W인데 GPU 2개를 쓴 GTX 295는 289W다.

관건은 값이다. 지난 1월 8일 CES 2009에서 엔비디아가 지포스 GTX 295를 정식 발표하자 AMD는 기다렸다는 듯이 라데온 HD 4870 X2의 값을 무려 100달러나 내렸다. 환율이 오른 국내에선 큰 의미 없지만 고성능 그래픽카드 구입을 망설였던 해외 소비자들에겐 상당히 매력적인 조치다. 게다가 AMD가 값을 더 내리겠다는 소문도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지포스 GTX 295의 새로운 점



지포스 GTX 295의 내부를 살펴보면 새롭게 바뀐 점이 있다. 기판과 기판을 서로 연결하는 ‘BR04-300-A2’라는 호스트브리지다. 이 호스트브리지는 ‘Point to Point Write Shortcut’(이하 PPWS)과 ‘브로드 캐스트’(Broad Cast)라는 2가지 재주를 지녔다. PPWS는 GPU 안에 2개의 채널을 따로 만들어 CPU끼리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PCI 익스프레스를 거치지 않고 직접 연결시키는 기술이다. PCI 익스프레스를 거치지 않아 데이터의 전송속도가 종전보다 더욱 빠르고 효율적이다. 브로드캐스트는 데이터 하나를 그래픽코어 2개가 동시에 불러들여 일을 처리하는 기술이다.






아쉽게도 GDDR3 램을 얹었다. GDDR5를 얹은 라데온 HD 4870 X2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포스 GTX 295 두 개로 Quad-SLI를 구축할 수 있다.




55nm 공정으로 만든 GPU GT200b를 2개 얹었다.




HDMI 1.3 버전까지 알아챈다. 오디오 신호를 인식하지 못해 소리를 듣기 위해선 S/PIDF 케이블을 따로 연결해야 한다.


PART 2 성능 테스트
라데온 HD 4870 X2, 다이렉트X 9 기반 게임에서 높은 성능 보여 지포스 GTX 295는 AMD의 라데온 HD 4870 X2보다 반년 가까이 늦었다. 그래서인지 다이렉트X 9.0c 기반의 벤치마크 테스트 툴인 ‘3D 마크 06’에선 먼저 나온 라데온 HD 4870 X2보다 점수가 떨어진다. 안티앨리어싱을 설정하면 차이가 더욱 심하다. 셰이더모델 2.0 에서는 큰 변화가 없지만 광원과 빛 반사 효과를 활용하는 HDR 렌더링과 셰이더모델 3.0 영역에선 라데온 HD 4870 X2보다 점수 하락폭이 크다.

다이렉트X 10과 물리 가속 엔진을 쓰는 3D 게임에 좀더 많은 비중을 둔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3D 마크 밴티지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3D 마크 06에서 앞섰던 라데온 HD 4870 X2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3D 마크 06>


<3D 마크 밴티지>



레프트 4 데드



게임 성능을 알아보려고 ‘레프트 4 데드’를 돌렸다. ‘하프라이프’와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내놓은 밸브사가 만든 최신 FPS 게임이다. 하프라이프 2의 ‘소스’ 엔진을 그대로 물려받아 FPS 게임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다.

게임을 실행해 초당 프레임 수를 쟀다. 그래픽의 화질을 개선하는 안티앨리어싱 효과를 설정하지 않고 게임 옵션만 높였을 때는 지포스 GTX 295가 라데온 HD 4870 X2보다 성능이 앞섰다. 하지만 안티앨리어싱 효과를 주자 라데온 HD 4870 X2가 조금 앞선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지포스 GTX 295가 프레임 변화가 크지 않아 실제 게임 진행은 더 매끄러운 편이다.

<레프트 4 데드>




데빌 메이 크라이 4, 콜오브 듀티 4



다이렉트X 9 기반으로 만든 ‘데빌 메이 크라이 4’와 ‘콜 오브 듀티 4: 모던 워페어’에서 초당 프레임을 쟀다. 데빌메이 크라이 4는 캡콤의 그래픽 엔진인 ‘MT 프레임워크’를 써 ‘로스트 플래닛’과 ‘데드 라이징’, ‘바이오 하자드 5’와도 견줄 빼어난 그래픽을 자랑한다.

옵션을 최고로 높이고 안티앨리어싱 효과도 적용했다. 벤치마크 툴에서는 2번 장면을 제외하곤 거의 완벽하게 소화하는 수준이다. 라데온 HD 4870 X2도 안정적인 프레임 수를 유지했지만 2번 장면과 4번 장면에서 프레임 수가 급격히 떨어지기도 했다. 콜 오브 듀티 4: 모던 워페어에서도 GTX 295의 평균 프레임 수치가 더 높았다.

<데빌 메이 크라이 4>


<콜 오브 듀티 4>



다이렉트X 10과 물리엔진에서 강한 지포스 GTX 295

니드 포 스피드: 프로스트리트



다이렉트X 10 기반 게임에서 지포스 GTX 295와 라데온 HD 4870 X2가 얼마나 높은 성능을 내는지 4가지 게임으로 알아봤다. 첫 번째 실행시킨 게임은 물리엔진을 도입해 현실성을 강조한 ‘니드 포 스피드: 프로스트리트’다. 서킷 주행에서 코스를 이탈할 때 흩날리는 흙먼지와 충돌로 차량이 찌그러지는 모습까지 표현해 레이싱 게임 마니아에게 인기가 높다.

마찬가지로 옵션을 최고로 높이고 안티앨리어싱 효과를 설정했다. 프레임 결과는 두 제품 모두 만족스럽다. 하지만 실제 게임에선 라데온 HD 4870 X2가 첫 코스에 진입했을 때 화면이 더디게 밀려들어가는 느낌을 줬다. 물리 엔진의 가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화면이 순간적으로 멈추는 것이다. 그렇다고 라데온 HD 4870 X2가 물리 엔진의 가속을 지원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니드 포 스피드: 프로스트리트에서 지포스 GTX 295에 비해 가속 능력이 떨어졌을 뿐이다.




레이스 드라이버: 그리드



‘토카 레이스 3’의 후속작인 ‘레이스 드라이버: 그리드’는 코드마스터즈가 개발한 ‘네오 엔진’을 토대로 물리 가속을 함께 적용했다. 일반적인 레이싱 게임과는 다르게 차량이 앞으로 치고 나가는 방식이 달라 조작감이 뒤처진다는 의견도 많다. 지포스 GTX 295와 라데온 HD 4870 X2의 프레임 결과는 지포스 GTX 295가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크라이시스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따질 때면 빠지지 않는 ‘크라이시스’다. 옵션을 최고로 높이고 안티앨리어싱, 비등방 필터링 효과까지 더했다. 예상처럼 다른 게임보다 평균 프레임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두 제품 모두 24프레임 이상을 기록해 체면은 살렸다.
최소 프레임과 평균 프레임은 지포스 GTX 295가 앞섰고 최대 프레임에선 라데온 HD 4870 X2가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출시 전부터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에 최적화했다고 언급했던 게임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결과가 의외다.




로스트 플래닛



‘로스트 플래닛’은 앞서 데빌 메이 크라이 4와 같은 ‘MT 프레임워크’ 엔진을 쓴다. 초기에는 플레이스테이션 3, 엑스박스 360 등 콘솔 게임으로 나왔지만 뒤에 PC용 버전을 추가했다. MT 프레임워크 엔진은 멀티스레드(Multi-Thread) 기술을 지원해 2개의 그래픽코어를 지닌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재는데 유용하다. 결과는 지포스 GTX 295가 10프레임 정도 우세했다.




샌드위치식 냉각 구조로 안정성 높여
두 제품에 과부하를 주어 온도를 높이고 다시 대기 상태의 온도로 돌아가는 데 걸린 시간을 쟀다. 기판 한 장에 GPU 2개를 얹은 라데온 HD 4870 X2는 기판의 뒷면이 식지 않아 온도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소음을 낮추려고 냉각 팬의 회전 속도를 대폭 낮춘 것도 영향을 미친 듯하다.

결과는 지포스 GTX 295가 8분, 라데온 HD 4870 X2가 13분 걸렸다. 기판과 기판 사이에 냉각 팬을 달아 GPU부터 램과 전원부까지 식히는 지포스 GTX 295의 냉각 방식이 빛을 본 순간이다.




속도와 게임 호환성 앞세운 지포스 GTX 295
엔비디아가 야심차게 꺼내든 지포스 GTX 295는 종전에 나왔던 지포스 GTX 260과 지포스 GTX 280의 단점을 개선한 고성능 그래픽카드다. 테스트 과정에서 갖가지 게임을 실행해도 별다른 문제점을 보이지 않았다. 라데온 HD 4870 X2는 원인 없이 재부팅이 되거나 갑자기 초당 프레임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도 보이기도 했다. 게임 제조사와 오랫동안 협력해 온 엔비디아의 높은 게임 호환성을 잘 보여준 대목이다.

하지만 지포스 GTX 295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는 않다. 엔비디아의 위상도 예전 같지 않는 분위기다. 그동안 엔비디아의 제품만을 고집하던 그래픽카드 제조사 XFX가 최근 AMD의 그래픽카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비단 XFX뿐이 아니다. 앞으로 더 많은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이 AMD의 제품을 내놓으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더욱이 AMD는 지포스 GTX 295 출시에 맞춰 라데온 HD 4870 X2의 값을 내렸다. 앞으로 값을 더 낮춰 우위를 다지겠다는 것이 AMD의 각오다.

엔비디아가 야심차게 꺼내든 지포스 GTX 295가 2009년 그래픽카드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간을 두고 지켜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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