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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미래로 다가올 현실에 대한 경고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임병선 기자l승인2018.07.30l수정2018.07.3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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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에서 도가 튼 퀀틱 드림의 최신작이다. 퀀틱 드림은 앞서 PS3로 출시했던 ‘헤비 레인’과 ‘비욘드: 투 소울즈’로 인터랙티브 무비라는 장르에 관심 없던 게이머까지 끌어들이게 만든 장본인이다.

기자의 경우도 게임과 영화의 중간 경계에 있는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에 별 재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헤비 레인을 즐겨본 이후 이 장르에 대한 흥미와 충분히 대작이 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전히 인터랙티브 무비는 ‘영화 같은 게임’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지만, 엄연히 게임과 영화는 다른 장르다. 영화는 제작자가 보여주고 싶은 것만 화면에 나오지만, 게임은 게이머의 끊임없는 선택에 따라 계속 다른 화면을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인터랙티브 무비는 선택에 따라 어떤 장면이 나올 것인지 계속 궁금증을 유발하는 게임이다.

 

있을 법한 미래 이야기

퀀틱 드림은 헤비 레인에서는 현시대에 있을 법한 연쇄 살인 사건 이야기를, 비욘드: 투 소울즈에서는 가상의 초능력 SF 이야기를 다뤘다. 이번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서는 근 미래 인 2038년 미국의 디트로이트를 배경으로 한다.

이 시대에는 ‘사이버라이프’라는 회사에서 양산하는 안드로이드가 보편화됐으며, 안드로이드는 인간 사회에 녹아들어 생활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안드로이드 양산으로 실업률이 37.3%에 달해 안드로이드에 대한 분노를 가진 인간이 증가하게 됐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도중 안드로이드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업신여기는 시위대나 인간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100년 뒤의 먼 미래가 아닌 20년 후 정도의 조만간 생길 것 같은 미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재를 다룬 영화나 게임은 과거에도 많았기 때문에 뭔가 신기하거나 참신한 모습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이야기의 중점은 안드로이드를 증오하는 인간들과 이런 불합리한 사회 속에서 의문점을 품고 감정을 가져 불량품이 된 안드로이드에 대한 것 이다. 안드로이드는 인간에게 무조건 복종하고 인간을 절대로 해치지 못하게 프로그램 됐지만, 이러한 제약을 벗어나는 안드로이드를 게임 중에서는 불량품이라 부른다. 일부 불량품 중에는 인간의 명령에 불복종하고 심지어는 인간을 해치기도 한다.

플레이어는 이런 안드로이드에게 불합리한 분위기의 사회에서 3대의 안드로이드를 조작해 그들에게 일어나는 이야기를 체험하고 끝없는 선택을 해 이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3대의 안드로이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서는 3대의 안드로이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들의 이야기는 옴니버스 진행 형식이라 처음에는 따로 진행되지만, 어느 정도 이야기가 진행되면 서로 간의 접점이 생긴다. 물론,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접점이 안 생 길수도 있다.

주인공은 먼저 사이버라이프의 최신형 프로토 타입 안드로이드 ‘RK800 코너’가 있다. 코너는 각종 교섭이나 경찰 수사 보조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불량품 안드로이드가 발생한 현장에 투입돼 증거 수집이나 사건 분석을 하게 된다.

플레이어는 코너를 조작할 때 마치 탐정이 사건을 분석하듯이 플레이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물론, 안드로이드이기 때문에 증거에 대해 인터넷에 바로 접속해 정보를 찾거나 정해진 정보로 사건을 재현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확 인할 수 있다.

코너는 사이버라이프에서 직속으로 운용하는 안드로이드이기 때문에 정해진 명령에 대해서만 수행하는 현실에 순응적인 안드로이드이다. 감정을 가진 불량품 안드로이드를 보더라도 일말의 망설임 없이 대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불량품 안드로이드와의 계속된 만남이 그를 고민하게 만든다.

또 다른 주인공은 여타 안드로이드보다 더 자율적이고 뛰어난 지능을 가진 ‘RK200 마커스’이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출시 전, 마커스에 대해 안드로이드 해방을 위해 나선 안드로이드라고 설명했지만, 초반 마커스의 행적은 인간들과의 생활에서 잘 적응하며 지낸다. 이런 마커스가 왜 안드로이드 해방에 나서게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마커스의 초반 이야기 진행이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플레이하는 즐거움을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

아무튼 마커스는 일련의 사건을 겪고 안드로이드가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곳인 ‘제리코’에 들어가 안드로이드 동료들과 함께 안드로이드 해방 운동을 벌이게 된다. 이 해방 운동은 인간 사회를 파괴하는 폭력 행위가 될 수도 있고 비폭력 평화 시위가 될 수도 있다. 이것을 선택하는 것은 오로지 플레이어의 몫이다.

마지막으로 가정부 안드로이드인 ‘AX400 카라’가 있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개발 전 프로젝트 명이 ‘프로젝트 카라’인 만큼 카라는 이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서 한쪽으로 극단적인 성향을 보이는 코너와 마커스와 달리 중립 성향에서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어느 쪽이든 될 수 있는 주인공이다.

카라는 다른 안드로이드 주인공과 달리 항상 위험에 처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이야기 도중 탈락(기능 정지)할 가능성이 높다. 가정부 안드로이드이기 때문에 신체 성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아이까지 데리고 계속 도망을 다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언제든 이야기에서 배제될 수 있다. 하지만 안전한 자유를 찾는 안드로이드를 대변하는 위치이기도 하다.

 

끝없는 선택과 결과

앞서 말했듯이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플레이어의 선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게임이다. 어떤 플레이어든 분명 시작은 똑같이 했지만, 진행과 엔딩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전작인 헤비 레인과 비욘드: 투 소울즈도 이런 식이긴 했지만,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경우의 수가 두 게임보다 더 많이 존재해 플레이를 하면서 뒷이야기가 더 궁금해지게 만든다.

약간의 문제가 있다면 난이도를 어렵게 한 경우, 플레이어의 선택이 아닌 조작 미스로 인해 전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작이 어려운 액션 게임의 경우 게임 오버가 되면 컨티뉴를 해 다시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지만,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의 경우는 이야기를 되돌리지 못하고 그냥 진행된다. 물론, 해당 챕터가 다 끝난 후 세이브 파일을 없애고 다시 재도전할 수 있는 여지는 남겨뒀다.

스토리에 대한 문제도 있다. 스토리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라면 인간과 안드로이드 사이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기존 다른 미디어에서 다뤘던 안드로이드 이야기처럼 특별할 것 없다는 것도 문제지만,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안드로이드가 언제든지 감정을 갖고 행동하는 불량품이 될 수 있다는 설정이다.

물론, 왜 불량품이 되는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안드로이드가 감정과 자유의사를 가지고 행동할 수 있음을 전제로 두고 있다. 감정과 자유의사를 가진 채로 인간들에게 지배되고 억압당하는 안드로이드의 이야기는 인간과 기계가 아닌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존재하는 갈등으로 보인다.

이미 과거에 있었던 노예 해방과 같은 계급 제도나 다름없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을 플레이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안드로이드로 인해 보다 더 풍족해지거나 ‘터미네이터’처럼 인류가 위협받지는 않을까 하는 고민이 아니라 인간이 무조건 안드로이드를 지배하기 때문에 이에 불만을 품은 안드로이드와 이런 사회가 과연 올바른 것인가라는 제작사의 질문에 고심하게끔 만든다.

이렇듯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인간과 안드로이드 사이에서 철저하게 억압받고 차별받는 안드로이드의 이야기만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 중 하나를 안드로이드가 아닌 이러한 시대에서 안드로이드를 이해하는 인간으로 했다면 이야기가 안드로이드의 쪽으로만 치우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해진 설정을 물 흐르듯이 잘 풀어내고 캐릭터 간의 연계를 잘 표현해 플레이하는 내내 감탄하게끔 한다.

전작인 비욘드: 투 소울즈의 선택 제한이나 뜬금없는 스토리텔링에 비해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약 7년이라는 긴 개발 기간과 각본 제작에만 2년이 걸린 만큼 제작진의 고심과 이야기 진행의 탄탄함이 느껴진다.

인터랙티브 무비라는 장르가 생소하지만, PS4가 있다면 꼭 한 번쯤은 플레이해볼 게임인 것은 틀림없다.


임병선 기자  LBS83@ilovep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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