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사운드의 시작,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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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사운드의 시작,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
  • 양윤정 기자
  • 승인 2017.10.1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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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영화는 말할 것도 없고 게임에서도 소리에 의해 승패가 달라지곤 한다. 사운드가 좋으면 현실감이 높아져 보다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하고 있는 데스크톱보다 고가의 사운드 시스템을 구성하기도 한다.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어떤 음향기기를 사용하는가도 중요하지만 소리 출력의 기본이 되는 메인보드의 사운드 성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간과했을지도 모르는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에 대해 알아보자.

 

필수였던 사운드카드

지금은 메인보드에 CPU, RAM, HDD/SSD, 파워서플라이 정도만 장착해도 컴퓨터가 제대로 구동되지만, 과거에는 이렇게만 구성하면 모니터에 화면이 뜨지 않고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래픽카드와 사운드카드까지 장착해야 비로소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었다.

▲ 메인보드에 사운드 칩셋이 탑재되면서 메인보드에 장착하는 사운드카드가 설 자리를 잃었다.

컴퓨터 최소 부품 구성에 그래픽카드와 사운드카드가 필요하지 않게 된 것은 필수 부품인 CPU에 내장 그래픽이 탑재되고 메인보드 자체에 사운드 칩셋이 장착되기 시작한 90년대 후반부터다.

▲ 요즘은 휴대할 수 있는 외장 사운드카드가 출시되는 추세다

그래픽카드는 높은 그래픽 성능을 필요로 하는 고사양 게임들의 등장과 더 좋은 그래픽 환경에서 게임을 하고 싶은 게이머들의 요구에 의해 필수 부품은 아니지만 주요 부품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사운드카드는 살아남지 못했다. 특히, 메인보드에 직접 장착하는 사운드카드를 사용하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 내장 그래픽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고사양 게임들의 등장으로 그래픽카드는 주요 컴퓨터 구성 부품이 됐다.

 

내장 사운드의 노이즈 문제

메인보드에 사운드 칩셋이 탑재되자마자 사운드카드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초기 온보드 사운드(메인보드에 있는 사운드 칩셋으로 들리는 소리)는 노이즈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소리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들도 조금 신경이 쓰일 정도로 노이즈가 섞여 들어와 온보드 사운드는 게임에 집중하고 싶거나 음악. 영화 감상 용도로 컴퓨터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 여러 칩셋으로 복잡하게 구성된 메인보드.

온보드 사운드에 노이즈가 섞이는 이유는 메인보드의 역할 때문이다. 온갖 칩셋이 몰려있어 오디오 회로에 노이즈가 섞이는 것은 당연했고 초기다 보니 탑재된 코덱 성능 자체가 좋지 못했다. 이에 사운드카드를 추가로 구매하지 않아도 소리는 출력됐지만 보다 깨끗한 소리를 듣기 위해 사운드카드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 사운드 칩셋 부분을 분리해 외부 간섭을 최소화한다.
▲ 금도금된 커넥터.

온보드 사운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메인보드 제조사들은 내장 사운드 성능을 높이기 위해 개발을 거듭했다. 노이즈의 원인인 메인보드의 칩셋들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사운드 칩셋을 삽입하는 부분을 분리시켜 제조함으로써 사운드 출력 시 전파간섭을 최소화했고 외부 음향기기와 연결하는 단자 또한 금으로 도금해 소리가 더욱 깨끗하게 전달되도록 했다.

▲ 소리를 꾸밀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추가로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전용 프로그램을 제공해 게임이나 음악, 영화 감상 등 사용자가 현재 행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활동에 최적화된 음향 효과를 부여할 수 있게 한 경우도 있다.

 

진화하는 내장 사운드

사운드 칩셋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 사운드 칩셋의 대부분은 리얼텍(Realtek) 제품인데, 가장 최근 코덱인 ALC1220은 120dB SNR에 7.1Ch을 지원한다. SNR은 Signal To Noise Ratio의 준말로 신호 대 잡음비를 의미한다. 간단히 말해 들리는 소리에 얼마나 잡음이 섞였는가를 나타내는 척도다. 수치가 높을수록 좋다.

▲ 리얼텍은 게 모양의 독특한 로고를 사용해 리얼텍 코덱이 사용된 메인보드 사운드를 꽃게사운드라고도 부른다.

리얼텍의 초기 코덱인 ALC101의 Output SNR이 75dB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으로 개선됐다. 보통 60dB 이상이면 감상 자체에 크게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나 메인보드의 오디오 스펙은 실성능과 차이가 있고, 요즘은 일반 소비자들도 하이파이급의 고음질을 추구하는 경향이 대두해 SNR이 높은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다.

7.1Ch은 7.1채널을 지원한다는 의미다. 청취자에게 최적의 사운드 효과를 줄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스피커 7개와 우퍼 1개가 전달하는 입체적인 소리를 들려준다. 일부 메인보드는 사운드 성능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최신 코덱 이외에 DAC(Digital toAnalog Converter)를 추가로 탑재하기도 한다.

▲ 에이수스 PRIME X299-A.

그럼, 최근 출시되는 고사양 메인보드의 오디오 성능은 어떨까? 지난 7월 공개된 에이수스 PRIME X299-A는 RealtekS1220A를 탑재해 120dB 신호대 잡음비, 113dB SNR 입력을 지원한다. 임피던스 감지 회로도 내장돼 연결된 헤드폰과 어울리는 볼륨을 자동으로 설정한다.

또한, DTS Headphone X를 제공한다. DTS Headphone X는 연결한 음향기기에 맞게 음원을 튜닝해 전달하는 시스템으로 2채널만 지원하는 이어폰과 헤드폰에서도 입체음향을 경험할 수 있다.

▲ 기가바이트 X299 시리즈.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기가바이트 X299 시리즈는 ALC1220과 함께 32bit, 384kHz 오디오 프로세싱을 제공하는 DAC도 탑재돼 보다 사실적인 사운드를 전달한다. 노이즈를 최소화하기 위해 독립적인 아날로그 전원도 마련했다. 이외에도 오디오의 품질을 유지시켜주는 레귤레이터와 커패시터를 적용했다.

PRIME X299-A가 DTS Headphone X라면 X299 시리즈는 Creative Sound BlasterX 720°이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세세한 음향 설정이 가능하며 무엇보다 모바일 장치로 멀리 있는 적들의 소리를 잡아내고 위치를 레이더 상에 표시해주는 스카웃 레이더 기능을 통해 FPS 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실제 차이는?

그럼, 메인보드만으로 소리에 차이가 나는지 직접 확인해보자. 기자가 사용하는 메인보드 ASRock Z87 Extreme3는 ALC982가 탑재됐고 7.1채널을 지원하지만 추가로 음향 효과를 부여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는다.

ASRock Z87 Extreme3와 비교할 메인보드는 X299 AORUS Gaming 7이다. 스펙에는 위에 설명된 기가바이트 X299 시리즈와 같다. 사용한 음향기기는 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젠하이저 MX170이다.

▲ 이퀄라이저를 부여하면 입체감이 살아난다.

Creative Sound BlasterX 720°를 설치하기 전에는 ASRock Z87 Extreme3와의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소리가 조금 깨끗해진 것 같았지만, 주요 장점으로 내세울 만한 성능은 아니었다.

▲ 리얼텍 ALC1220 코덱은 가상 7.1채널 설정을 세세하게 조작할 수 있다.

Creative Sound BlasterX 720°를 적용하자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Creative Sound BlasterX 720°로 영화, 음악, 게임 등 각 환경에 부합하는 음향 효과를 부여하자 저렴한 이어폰을 사용함에도 고가의 사운드카드와 연결한 듯한 풍성한 소리가 전달됐다.

음질은 사용하는 음향기기에 의해 크게 달라진다. 하지만 메인보드의 사운드 성능에 의해서도 차이를 보인다. 저렴한 음향 기기에서도 남부럽지 않은 소리를 듣고 싶다면 메인보드를 선택할 때, 내장된 사운드 칩셋을, 특히 다양한 효과를 부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메인보드를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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