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 혼돈의 세계에 어서오세요. 언더나이트 인버스 엑셀레이트 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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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 혼돈의 세계에 어서오세요. 언더나이트 인버스 엑셀레이트 에스트
  • 임병선 기자
  • 승인 2017.09.29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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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파이터 5’와 ‘더 킹 오브 파이터즈 14’, ‘길티기어 Xrd 레빌레이터’. 이 게임들의 공통점은 과거 2D 격투 게임으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래픽을 3D로 변경한 격투 게임이다. 비록 그래픽은 3D가 됐지만, 재미는 2D 격투 게임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최신 격투 게임이 꼭 3D 그래픽으로만 만들 필요는 없다. HD 해상도의 고화질 그래픽으로 제작된 ‘블레이블루’ 시리즈나 ‘페르소나 4 U’ 시리즈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소개할 ‘언더나이트 인버스 엑셀레이트 에스트’도 그렇다.

 

퀸오하와 멜티블러드

때는 바야흐로 90년대 후반.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와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끌면서 수많은 대전 격투 게임이 창궐하던 시기였다. 그중에서도 PC로 접하기 쉬웠던 대전 격투 게임이 있었으니 바로 ‘퀸 오브 하트’(이하 퀸오하) 시리즈다.

퀸오하 시리즈는 와타나베 공작소(現 프랑스빵)에서 만든 동인 게임으로, 미소녀 게임 캐릭터가 등장하는 격투 게임이었다. 제목은 더 킹 오브 파이터즈를 패러디한 것인데 더 킹 오브 파이터즈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아랑전설’과 ‘용호의 권’ 등 다양한 게임에서 등장했던 것처럼, 퀸오하도 다양한 미소녀 게임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래도 메인은 ‘투 하트’ 캐릭터이며, 나머지는 리프社의 미소녀 게임 캐릭터들이다.

첫 작품인 퀸오하 98을 시작으로 퀸오하 99, 퀸오하 99 SE, 퀸오하 2001(파티즈 브레이커)이 출시됐다. 퀸오하 2001을 마지막으로 퀸오하 시리즈는 더 이상 출시되지 않았으며, 이후 2002년에 또 다른 대표작 ‘멜티 블러드’를 출시한다.

멜티 블러드는 타입문의 ‘월희’ 캐릭터와 세계관을 기본으로 한 대전 격투 게임이다. 멜티 블러드 시리즈는 격투 게임으로 큰 인기를 얻는데도 성공해 추가 요소를 넣은 후속작이 계속 발매됐다.

최종작은 2010년에 출시한 ‘멜티 블러드 액트레스 어게인 커렌트 코드’라는 상당히 긴 제목으로, 이후 밸런스 패치를 제공하다가 2012년, 언더나이트 인버스(이하 UNI)로 무대를 옮겼다.

 

정신적 계보를 잇는 후속작

UNI 시리즈의 첫 작품은 아케이드로 발매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기본 10명에 패치 후 1명(힐다) 추가, 히든 캐릭터 1명(엘트남)으로 총 12명이었다. 이후 확장판인 ‘UNI 엑셀레이트’에서 2명(케이아스, 아카츠키)의 캐릭터가 추가됐고, 시리즈 최초로 PS3 버전이 출시되면서 캐릭터 2명(나나세, 바쿠야)이 또 추가됐다. 특히 앞서 언급한 히든 캐릭터인 엘트남의 경우, 멜티 블러드의 케스트 참전 캐릭터로 기존 팬들을 위한 서비스이다.

이후 또 다시 확장판을 출시했는데 이 두 번째 확장판이 바로 UNI 엑셀레이트 에스트이다. UNI 엑셀레이트 에스트에서는 ‘포논’과 ‘미카’ 등 2명의 캐릭터가 추가됐고 콘솔판에서 ‘엔키두’와 ‘와그너’가 추가돼 총 20명의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완성됐다.

UNI의 게임 시스템은 멜티 블러드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방향으로 제작됐다. 기존 조작은 4버튼 체계로, 약·중·강 공격 버튼에 특수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EXS(이그지스) 액션 버튼이 있다. EXS 액션 버튼은 방향키 입력에 따라 가드나 공격, 이동 등 용도가 달라진다.

기본적으로 ‘약-중-강’ 순서에 따라 체인 콤보를 사용할 수 있으며, 독특하게 해당 공격 버튼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약-강-중’이나 ‘중-강-약’으로도 체인 콤보를 발동할 수 있다. 또한, ‘약-중-강’으로 체인 콤보를 사용했어도 서서 사용했을 때와 앉아서 사용했을 때를 따로 구분하기 때문에 ‘서서 약-중-강-앉아 중’ 같은 체인 콤보도 가능하다. 체인 콤보 조합은 캐릭터마다 다르니 가장 효율적인 루트를 사용하자.

게임 플레이 자체는 국내에서 많은 격투 게이머들이 접한 더 킹 오브 파이터즈와 흡사하다. 멜티 블러드 때처럼 길티기어나 블레이블루처럼 2단 점프가 있는 것도 아니며, ‘필살기-초필살기’ 연결이 가능한 슈퍼 캔슬도 존재한다.

제작사인 프랑스빵 측은 ‘더 킹 오브 파이터즈 13’을 좋아했고 이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가볍고 스피디하고 필살기 위주의 전투를 즐길 수 있다. 공중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기나긴 콤보를 맞을 일도 거의 없다.

 

독자적인 GRD 시스템

UNI 시리즈의 가장 독특한 시스템으로는 GRD 시스템을 들 수 있다. 화면 중앙에 있는 좌우 대칭의 다이아몬드 게이지가 GRD 시스템이다. 공격이나 가드에 성공했을 때 게이지가 상승하며, 앞으로 걸어가기만 해도 조금씩 증가다.

반대로 상대에게 맞거나 공격을 가드 당하거나 뒤로 이동하면 게이지가 감소하는 방식이다. GRD 게이지가 모두 소모됐을 경우, EXS 액션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매우 불리해진다.

GRD 게이지 가운데에는 원형의 타이머가 있는데 한바퀴 돌 때마다 GRD 게이지 양이 많은 쪽에 ‘GRD 보팔’이라는 추가 효과가 주어진다. 이때는 추가 대미지 증가와 체인 시프트를 사용할 수 있다. 체인 시프트는 길티기어의 로망 캔슬이나 블레이블루의 레피드 캔슬과 똑같은 것으로, 자신이 공격하던 동작을 캔슬해 콤보를 이어 나가거나 불리한 상황을 없앨 수 있다.

UNI 시리즈는 흔한 격투 게임으로 보이지만, GRD 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수 있기 때문에 GRD 시스템 하나만으로도 독특한 격투 게임이 된다.

 

아쉬운 비한글화의 장벽

UNI 엑셀레이트 에스트는 앞서 말한 것처럼 비쥬얼 노벨풍의 대전 격투 게임이다. 이와 비슷한 대전 격투 게임으로는 블레이 블루 시리즈가 있다. 다만, 두 게임의 차이점이라면 블레이 블루 시리즈는 한글화가 됐지만, UNI 엑셀레이트 에스트는 비한글화라는 것이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뭔가 긴 대화를 나누는데 일어로만 떠들고 자막도 일어로 나오기 때문에 일어를 알지 못한다면 이해할 수가 없다. 전작인 UNI 엑셀레이트의 경우, PS3판으로 출시된 버전은 일어였어도 PC판(스팀)으로 출시된 버전은 이후 패치를 통해 한글 자막을 지원했다.

문제는 한글 자막을 지원해도 이해불가 단어를 내뱉어 여전히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읽을 수는 있다’는 것과 ‘읽을 수도 없다’는 것의 차이는 크다. UNI 엑셀레이트 에스트는 전작보다 초심자를 위한 튜토리얼 등이 강화됐지만, 비한글화로 인해 국내 한정으로는 그 빛을 발하지 못하게 됐다.

아케이드 모드, 대전 모드, 스코어 어택, 온라인 대전 모드 등의 다채로운 대전 모드는 물론, 가정용의 추가 요소로서 주인공을 중심으로 하는 10시간 이상의 볼륨을 가진 스토리가 펼쳐지는 크로니클 모드도 있지만, 10시간 이상 동안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 수 없을 뿐이다. 추후 패치를 통해 한글화가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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