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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을 안겨준 신작, 건담 버서스

임병선 기자l승인2017.08.21l수정2017.08.2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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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 버서스’는 ‘건담 VS’ 시리즈 최신작이자 15주년 기념작으로, 시리즈 중에서는 PS4로 처음 출시되는 작품이다. 기존 건담 VS 시리즈는 아케이드 버전이 먼저 출시되고 이를 가정용으로 이식해 출시하는 형태였지만, 이번 건담 버서스를 기점으로 아케이드 버전은 ‘익스트림 VS’, 가정용은 ‘버서스’로 독자 진행된다.

그런데 이 게임, 15주년 기념작이라고 거창하게 광고했지만 실상은 엉망진창이다. 기존 건담 VS 시리즈 팬은 물론이거니와 신규 유저를 위한 배려가 거의 없다. 아, 그나마 시리즈 최초로 한글화가 이뤄졌기 때문에 뭐라고 떠들어대는지는 알 수 있다.

 

기본틀은 그대로

건담 VS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2대2 배틀 방식을 취하고 있다. 첫 작품인 ‘기동전사 건담 연방VS 지온’을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로 유명한 격투 게임 명가 캡콤에서 개발했기 때문에 캡콤 건담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2014년에 출시된 ‘기동전사 건담 익스트림 VS’부터 캡콤이 아닌 반다이남코에서 제작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건담이 나오는 캐릭터 게임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2대2 팀 전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아군과의 연계가 중요하며, 적 2명을 모두 견제하면서 싸우는 통찰력도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근거리 공격과 원거리 공격, 특수 공격이 있는데 이를 조합해 다양한 콤보를 넣을 수 있다.

여기에 방어와 회피 스킬 등의 조작까지 더해져 대전 격투 게임이라 부르기에 손색없다. 이 때문에 초보자 진입 장벽이 높으며, 제대로 된 조작을 못하고 게임에 참여할 경우 팀에 민폐만 끼치는 폭죽(적에게 공격만 당하고 터지는 역할)으로 전락한다.

각 기체마다 성능에 맞는 코스트가 설정됐는데 격추될 때마다 전력 게이지가 줄어들고 전력 게이지가 0이 되는 팀이 패배하는 방식이다. 전력 게이지가 남아있으면 몇 번이고 출격이 가능하지만, 남은 전력 게이지보다 코스트가 높으면 남은 게이지만큼의 내구도 수치로 출격한다.

건담 버서스는 기존 2대2 방식은 물론, 1대1, 3대3 배틀까지 지원해 최대 6명이 한꺼번에 싸울 수 있다. 1대1보다는 여럿이서 싸울 수 있는 2대2, 3대3 배틀을 자주 하게 될 것이다.

 

복잡한 조작 여전

기본 조작은 원거리 공격인 ‘사격’, 근거리 공격인 ‘격투’, ‘특수 사격’(사격+점프), ‘특수 격투’(격투+점프), ‘점프’, ‘타겟 변경’ 등이다. 여기에 버튼 차지로 기술이 변경되는 것까지 포함하면 기체마다 다양한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단순히 버튼을 연타해 때리는 것이 아니라 ‘격투 - 특수 격투 - 격투 - 사격’ 등의 콤보도 가능해 기체마다 효율적으로 대미지를 줄 수 있는 루트를 활용해야 한다. 여기에 위급할 때 도와주는 ‘스트라이커’와 일정 게이지를 모아 발동해 파워업하는 ‘각성 시스템’까지 존재한다.

전작에서 스트라이커는 몇몇 기체에 한정적으로 지원되고 별도 선택이 불가능했지만, 건담 버서스에서는 원하는 기체를 스트라이커로 선택할 수 있다. 단, 스트라이커 기체 선택을 위해서는 해당 기체의 레벨업 후 GP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플레이 타임이 필요하다.

이동 조작 방식은 기존 시리즈보다 좀 더 라이트해졌다. 특히 이동과 회피 조작에 필수인 부스트 스탭 사용이 쉬워져 보다 빠른 이동과 쉬운 회피가 가능해졌다. 여기에 공중에서 빠르게 급강하하는 부스트 다이브가 새로 추가됐다. 적을 공중에 띄운 후 부스트 다이브로 먼저 내려와 지상 공격을 연결하는 등 다양한 콤보를 만들 수 있다.

여기까지 보면 다양한 조작 방법이 있어 재밌겠지만, 대전 격투 장르를 꺼려하거나 복잡한 조작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곤욕 그 자체다. 한글화된 건담 게임이라는 이유만으로 구매하고서 취향이 맞지 않아 실망한 사람이 부지기수다.

 

싱글 콘텐츠 추가

건담 VS 시리즈는 대인 배틀인 온라인 매치가 주요 콘텐츠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싱글 콘텐츠가 부족한 편이다. 대전 격투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습 모드조차도 없었던 시리즈가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건담 버서스는 그나마 입문자들을 위한 모드가 마련돼 있다. 원하는 기체를 선택해 CPU 팀을 제압하는 2대2 팀 배틀 방식의 ‘프리 배틀’, 정해진 루트에 있는 모든 미션 클리어를 목표로 하는 ‘트라이얼 배틀’, 콜로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체를 강화하면서 계속 싸워나가는 ‘얼티밋 배틀’이 있다. 여기에 혼자 연습할 수 있는 ‘튜토리얼’도 존재한다.

트라이얼 배틀은 쉬움, 보통, 어려움의 난이도 중 자신이 원하는 루트를 하나 선택해 완료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난이도에 따라 미션 조건이 어렵기 때문에 모든 루트를 클리어하려면 어느 정도 이상의 실력이 필요하다. 얼티밋 배틀은 서바이벌 모드로, 5단계마다 보스가 등장하고 클리어마다 얻은 배틀포인트(BP)로 기체를 강화하거나 전력 게이지를 충전할 수 있다.

기체를 강화할 수 있는 얼티밋 배틀을 제외하고는 모든 모드에서 기체 성능이 똑같다. 레벨이 존재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타이틀이나 스트라이커, 엠블럼, 파일럿, 내비게이션 등을 열기 위한 요소일 뿐이다. 게다가 해당 레벨에 도달해도 GP를 소모해 요소를 구매해야 한다.

 

온라인 접속 불편

온라인 매치가 주요 콘텐츠지만, 문제가 많다. 먼저 온라인 배틀은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퀵 매치나 마찬가지인 ‘캐주얼 매치’, 방을 만들거나 다른 사람이 만든 방에 들어가 온라인 대전을 즐기는 ‘플레이어 매치’, 계급을 올릴 수 있는 ‘랭크 매치’다.

캐주얼 매치는 1대1, 2대2, 3대3 중 하나를 선택해 자동으로 팀을 짜주면 대전을 즐기는 방식이다. 플레이어 매치의 방은 최대 18명까지 입장할 수 있는데 즉석에서 팀을 결성해 방에 있는 다른 팀과 자동으로 매치를 잡아주는 방식이다.

문제는 서버가 별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자의 경우, 정발판과 일본판을 구매했는데 정발판에서 접속할 수 있는 서버와 일본판에서 접속할 수 있는 서버가 분리됐다. 건담 VS 시리즈는 일본 유저가 많은 만큼 일본판으로 접속해야 온라인 매칭이 수월한데 정발판은 상대적으로 유저가 적은 탓에 온라인 매칭이 지루할 정도로 안 잡힌다. 그나마 서버를 통합해 운영하는 랭크 매치는 이러한 문제가 없는 편이다.

더구나 통신 동기화 중 통신 에러로 튕기는 일도 잦다. 여기에 온라인 접속을 해 협력 방식으로 진행되는 얼티밋 모드 등도 제대로 즐길 수 없다. 앞서 베타 테스트까지 진행하면서 서버 테스트를 했지만, 정식 출시 후에도 이러한 문제를 보여준 것은 크게 실망스럽다.

 

최대 볼륨? DLC?

건담 버서스의 참전 기체 수는 94기로 부족하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숫자만 놓고 봤을 때 부족하지 않은 것이며, 정작 참전해야 할 기체가 보이지 않아 당황스러운 부분이 상당하다.

일단 참전작은 19개인데 주역 기체를 제외하면 죄다 양산형 기체뿐이다. 건캐논, 건탱크, 가브스레이, 네모, 마라사이, 하이잭, 제스타, 비기나기나, 건이지, 카풀 등 안 나와도 그만인 기체가 넘쳐난다. 물론 이런 양산형 기체도 중요하겠지만, 정작 나와야할 주역 기체는 코빼기도 안 보인다. 오죽하면 ‘양산형 버서스’라는 별명까지 생겼을까 생각된다.

먼저 기동무투전 G건담이나 기동신세기 건담 X는 아예 1대도 참전하지 않았으며,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는 대놓고 퍼스트 시즌만 등장했다. 이는 추후에 DLC로 판매하겠다는 제작사의 의지가 느껴진다.

기자의 경우, 주력 기체가 갓건담과 더블 엑스건담이었는데 건담 버서스에서는 둘 다 나오지 않아 주력 기체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두 기체 모두 작품의 주역 기체였는데 참전 작품 자체가 잘렸을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

BGM 부분도 아쉽다. 건담 버서스에서는 BGM 커스텀 기능이 없어 내장된 BGM만을 들어야 한다. 하지만 통상판과 G 프리미엄 에디션이 존재하는 일본판과 달리 정발판은 통상판으로만 출시됐다. G 프리미엄 에디션이 좀 더 비싼 가격이지만, 몇몇 BGM을 위해 돈을 더 들이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다.(기자는 그 몇몇 곡을 위해 G 프리미엄 에디션도 구매했다.)

건담 버서스는 기존 건담 VS 시리즈 팬에게는 2014년에 출시된 ‘기동전사 건담 익스트림 VS 풀 부스트’ 이후 3년 만에 나온 신작임에도 아쉬움만 안겨줬고 신규 유저에게는 미묘한 진입 장벽만을 남겼다.

아케이드 버전 수익률을 위해서 익스트림 VS 시리즈를 가정용으로 출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지만, 이러한 선택은 아닌 것 같다. 차라리 기존 유저를 위한 익스트림 VS 시리즈를 가정용으로도 출시하면서 신규 유저를 위해 조작과 플레이를 좀 더 쉽게 다듬은 신작을 따로 출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임병선 기자  LBS83@ilovep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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