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빠르고 남들과는 키보드! 카일 스피드축,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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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빠르고 남들과는 키보드! 카일 스피드축,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 조은혜 기자
  • 승인 2017.07.27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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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식 키보드가 주목받고 대중화되면서 기기의 품질은 점차 상향평준화됐다. LED나 매크로를 더하면서 성능은 향상되고, 디자인 또한 각양각색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계식 키보드의 중심이 되는 부품인 스위치 또한 마찬가지다. 다양한 사람들의 취향을 충족시키기 위해 각 제조사들은 특화된 장점을 내세운 스위치를 꾸준히 선보이는 중이다.

그 중 최근 카일이 선보인 4가지 종류의 스피드축은 기존의 제품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키감으로, 게이머를 위한 스위치라고 평가받고 있다.

 

 

카일 스위치 알아보기

▲ 카일 스위치는 키 스위치 제조업체인 카이화 일레트로닉스 (Kaihua Electronics)가 선보인 키보드 스위치 라인업이다.

기계식 키보드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 타자를 칠 때 손가락 끝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키감이다. 이러한 키감은 키 하나하나에 장착된 스위치의 종류에 의해 결정된다. 스위치마다 내장된 스프링의 감도와 구조가 달라, 각기 다른 반발력과 클릭음을 내기 때문이다. 그 중 가장 인지도 높고 역사가 오래된 스위치는 체리 MX 스위치로, 독일의 Cherry사가 제작했다.

그런데 그중 적축, 청축, 갈축 등 일부 스위치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시장에 변화가 일었다. 다양한 기업에서 체리 MX 스위치의 유사 제품을 만들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등장한 것들 중 하나가 카일(Kailh) 스위치다.

▲ 카일 LED 청축. 상단 하우징을 제거한 상태라 후면에는 보강판, 그 밑에는 PCB 기판이 보인다.기계식 키보드의 스위치는 스프링을 내장하고 있으며, 누르면 기판에 접촉돼 해당 키의 입력신호가 전달된다. 평범한 멤브레인 방식 키보드보다 키를 누르는 구분감이 명확하고, 무한동시입력이 지원되는 경우가 많아 게이밍 키보드로써도 각광받고 있다.

카일 스위치는 초반에는 체리 MX 스위치의 구분 방식을 그대로 따랐다. 청축(클릭), 갈축(넌클릭), 흑축(리니어), 적축(리니어)으로 구분해 선보였으며, 누를 때 손가락에 느껴지는 키압은 체리 MX 스위치보다 약간 높다는 특징이 있었다.

이러한 카일 스위치는 국내 기계식 키보드 시장에서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스위치 중 하나다. 우선 카일 스위치는 체리 MX 스위치보다 가격대가 저렴해, 보다 진입장벽이 낮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꾸준한 제품 개발을 통해 품질이 높아지면서 체리 MX 못지않게 해당 스위치를 선호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게이머 위한 카일 스피드축

▲ 카일 스피드 스위치는 기존 카일 스위치에 비해 더 빠른 입력을 지원한다.(출처: 한성컴퓨터)

최근 카일 스위치 라인업에도 새롭게 스위치가 추가돼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추가된 스위치의 명칭은 ‘스피드축’이며, 기존의 카일 스위치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키감이 특징이다.

카일 스피드축의 특징은 기존의 카일 청축, 적축 등 일반적인 스위치보다 신호 입력점이 최대 45% 정도 짧아졌다는 점이다. 때문에 비교적 살짝만 눌러도 신호가 입력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 즉, 스피드축을 사용하면 키 입력을 보다 신속하게 할 수 있다. 입력 수명은 7천 만회에 달한다. 때문에 스피드축은 찰나의 순간에 승패가 결정되고, 장시간 키보드를 사용하는 게임 환경에 최적화된 스위치라는 평가가 대다수다.

▲ 체리 MX 스위치를 만드는 체리社에서는 2016년에 이미 스피드축을 출시했으며, 기존 기계식 키보드보다 연타를 좀 더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게이머들에게 주목받았다.

카일 스피드축은 클릭, 틱 클릭, 리니어, 넌클릭 방식의 4가지로 구성돼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카일보다 앞서 선보인 체리 스피드축의 경우 접점부의 간격을 기존 2.0mm에서 1.2mm로 줄여 보다 빠른 입력을 지원한다는 점은 카일과 동일했지만, 커세어와의 독점 계약으로 일부 기계식 키보드에만 적용돼 최근까지도 쉽게 만나보기 어려웠다.

 

 

취향에 따라 선택하자

현재 공개된 카일 스피드축은 공식 홈페이지를 기준으로 골드, 실버, 브론즈, 코퍼로 총 4가지이며, 앞서 선보인 스위치처럼 축 색상에 따라 구분한다. 최근 게이머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았던 핑크축의 경우, 코퍼축의 이름과 색상이 변형돼 국내에 유통된 것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해당 명칭이 대중화됐기에, 본 기사는 이와 같이 명칭을 골드, 실버, 브론즈, 핑크로 통용하고자 한다.

 

▲ 골드축(클릭)

골드축(클릭)

키압 50gf(±10gf). 신호입력점 1.4mm. 구분감 있음. 가장 대중적인 스위치인 청축과 흡사한 키감을 선사한다. 카일 청축에 스피드축의 특성을 넣은 것이라 볼 수 있다. 구분감이 강하고 누를 때마다 경쾌한 클릭음이 들린다.

 

▲ 실버축(리니어)

실버축(리니어)

키압 50gf(±10gf). 신호입력점 1.1mm. 구분감 없음. 기존의 카일 적축처럼 중간에 걸리는 느낌 없이 한 번에 키가 눌러져 내려가, 구름 위를 걷듯 키를 살짝 눌러 타이핑을 하는 구름타법에 제격이다. 다만 손만 얹어도 인식이 되는 정도로 민감해, 오타가 잘 발생한다는 평이 있다.

 

▲ 브론즈축(넌클릭)

브론즈축(넌클릭)

키압 50gf(±10gf). 신호입력점 1.1mm. 구분감 있음. 갈축과 같은 넌클릭 방식의 스위치다. 실버축처럼 소음이 적으나 상대적으로 구분감이 있다. 짧아진 스트로크만큼 구분감도 빠르게 전달돼, 키를 누르는 맛이 있고 골드축보다 부드럽고 조용하게 타건하는 것이 가능하다.

 

▲ 핑크축(틱 클릭)

핑크축(틱 클릭)

키압 50gf(±10gf). 신호입력점 1.1mm. 구분감 있음. 접점 스프링과 슬라이더가 걸림이 없어 키를 누르면 부드럽게 내려간다. 골드축과 청축의 클릭음보다 소리의 톤이 높고 경쾌하다. 청축보다는 클릭음이 미세하게 작은 편이고, 키에서 손가락을 땔 때도 소리가 나는 점이 특징이다.

카일 스피드축 중 가장 화제가 됐던 축은 핑크축이다.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방식의 스위치라는 점과 독특한 클릭음이 그 인기에 한몫을 했다.

핑크축은 틱(Tick) 클릭 방식의 스위치다. 명칭만 보면 클릭 방식의 스위치 같지만 사실은 리니어 방식에 가깝다. 틱 클릭은 국내 한 제조업체가 핑크축을 독점으로 선보이며(해당 업체에서만 판매권을 갖고 있음) 새롭게 만든 용어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클릭 스위치처럼 소리가 나지만, 이와는 물리적인 접점 방식이 다른 관계로 ‘틱 클릭’이라는 카테고리를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체감해본 핑크축의 특징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접점 스프링과 슬라이더가 걸림이 없어 키를 누르면 부드럽게 내려간다. 축 아래에 있는 후크가 스위치 안의 핀스프링을 거는 구동방식으로, 리니어 방식이지만 청축과 비슷하게 클릭음이 난다. 이는 스위치 내부의 돌기와 철판이 부딪히며 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핑크축은 때문에 키를 누를 때와 키가 다시 반동으로 올라올 때 ‘짤깍’ 소리가 난다. 청축은 누르면 ‘딸깍’ 소리가 단발로 울리지만, 핑크축의 경우 누를 때 ‘짤’, 손가락을 땠을 때 ‘깍’ 소리가 울린다. 소리는 마치 마우스 버튼을 누를 때 나는 소리처럼 맑고 경쾌하게 울린다. 마치 시계의 초침과 비슷한 느낌이다.

다만 이러한 특징의 경우 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키보드의 상판이 알루미늄일 경우, 키를 누를 때 키보드 상판이 같이 울리면서 소리가 더 커지는 경우가 많다. 키가 상판에 둘러 쌓여있지 않은 비키스타일 키보드도 마찬가지로 스위치의 클릭음이 울려 크게 들린다.

같은 스위치가 적용된 기계식 키보드라 할지라도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타건 매장에서 여러 가지 스위치를 눌러보며, 직접 손끝으로 느끼고 귀로 들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다만 앞서 말했듯 핑크축이 장착된 키보드는 국내에선 한 업체만이 판매권을 갖고 있다. 출시된 것도 몇 개 되지 않아 기존의 축보다는 선택의 폭이 상당히 좁다.

실제로 해당 축이 장착된 키보드를 사용해 게임을 플레이하니, 그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졌다. 기존보다 손가락에 힘을 덜 주고 키를 눌러도 신호가 입력됐으며, 각종 입력을 보다 빠르게 할 수 있었다.

특히 기자는 손가락에 무의식적으로 힘을 주고 타건을 하는 습관이 있어, 장시간 동안 게임과 문서 작성을 할 때 손가락 관절이 아플 때가 많았다. 그런 점에서 입력접점이 짧은 핑크축 키보드는 손가락에 힘을 줘 꾹 누를 필요가 없어 만족스러웠다. 장시간 게임을 즐겨하는 게이머라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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