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PC방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을 당시 PC방끼리 고성능 PC 업그레이드 경쟁이 심화됐었다. 이 같은 경쟁은 ‘스타크래프트’나 ‘리니지’ 같은 비교적 저사양 게임이 득세하던 시절에도 한동안 계속됐다. 하지만 어느 정도 상향평준화가 된 후 ‘리그 오브 레전드’나 ‘서든어택’이 PC방의 주요 게임이 되자 PC 성능이 아닌 저마다의 색다른 콘텐츠로 개성을 갖추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과 상관없이 여전히 최고급 PC 성능을 지향하는 PC방이 있다. 바로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엄지 PC방이다. 특히 엄지 PC방의 김완 사장은 고성능 PC와 신제품 테스트에 관심이 많은 얼리어답터인 만큼 더 좋은 PC 환경을 조성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이번에는 전좌석 PC의 CPU를 기존 인텔 스카이레이크 i5-6600에서 인텔 카비레이크 i7-7700K로 교체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엄지 PC방을 찾아가 김완 사장과 인터뷰를 나눠봤다.

엄지 PC방의 PC 제원 특징

알파스캔 커브드 32인치 144Hz 게이밍 모니터, 인텔 카비레이크 i7-7700K, 삼성 DDR4 16GB, 삼성 850 500GB SSD,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80(일부 좌석 지포스 GTX 1080 Ti 장착), 크리에이티브 사운드 블라스터Z 사운드카드, 덱키보드 헤슘 프로 청축, 로켓 콘 퓨어 게이밍 마우스, 스틸시리즈 헤드셋, 매드캣츠 알루미늄패드

엄지 PC방 김완 사장 인터뷰

Q. 이번에 카비레이크 i7-7700K로 업그레이드 한 계기는 무엇인가?

A. 결정적으로는 블리자드의 ‘오버워치’ 때문이었다. 옵션을 매우 높음으로 맞춘 상태에서 144프레임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지포스 GTX 1070에서 지포스 GTX 1080으로 업그레이드했는데도 난전 시에 최소 프레임 방어가 어려웠다. 예전에는 게임 구동용 CPU로는 i5가 최고라고 생각했다. 게임 프레임 상향은 그래픽카드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래픽카드 업그레이드 쪽에 좀 더 비중을 뒀었다. 하지만 그래픽카드 업그레이드 후에도 평균 프레임은 상승됐지만, 최소 프레임 향상이 그다지 없어 i7-7700K로 업그레이드를 결정했다.

Q. 인텔 CPU를 선택한 이유가 있는가?

A. 안정성 때문에 인텔 CPU를 주저 없이 선택했다. 예전부터 인텔 CPU를 사용해온 것도 있고 게임 구동만을 위한 PC방에서는 인텔 CPU가 좋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기존 사용하던 CPU가 같은 1151 소켓인 스카이레이크 i5-6600이기 때문에 메인보드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Q. i7-7700K로 바꾸고 나서 손님들 사이에서 반응은 있는가?

A. 그동안 PC방을 10년간 운영하면서 계속 업그레이드를 해왔는데 이번 i7-7700K 업그레이드가 성능 면에서 바뀐 걸로는 가장 좋은 반응을 받아 놀라웠다. 그동안 SSD나 그래픽카드를 교체해왔는데 이를 알아차리는 손님은 극히 드물었다. 눈에 보이는 모니터나 키보드, 마우스 등을 교체하면 바로바로 피드백이 오는데 성능 면에서는 체감하기 어려웠기 때문인 듯하다.

Q. 전좌석 모두 32인치 커브드 144Hz 게이밍 모니터가 장착돼 있어 놀랐다.

A. 알파스캔의 게이밍 모니터를 설치했다. 모니터는 스탠드가 아닌 마운트 암을 장착해 손님이 원하는 위치에 모니터를 둘 수 있게 배려했다. 현재 설치된 제품들은 해상도가 FHD인데 앞으로 QHD 144Hz 게이밍 모니터가 대세가 될 것 같아 계속 주시하는 중이다. 4K UHD 모니터도 주사율은 60Hz지만, 해상도 부분에서 장점이 있어 추후 몇 개 좌석에 설치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Q. 고성능 PC 콘셉트를 유지하는 데 유지비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이러한 콘셉트를 계속 지속하는 이유가 알고 싶다.

A. 전국에 있는 PC방 가동률이 점점 떨어지는 추세이고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다. 엄지 PC방의 경우, 유지비는 다소 부담되지만 고성능 PC 콘셉트를 우리만의 개성으로 하고 싶어 이러한 콘셉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스팀으로 즐기는 고사양 패키지 게임을 PC방에서 즐기는 손님들도 상당수 있다. 이러한 손님들을 적극적으로 서포트 해보자는 생각도 맞물려 들어간 것 같다.

Q. 최상급 환경을 조성했기 때문에 이를 접하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도 많은가?

A. 당연히 그렇다. 매장에 찾아오는 손님 중 20% 이상은 고성능 PC를 체감하기 위해 멀리서 찾아오는 분들이다. PC 성능에 민감한 손님들이 한 번 찾아와서 게임을 구동해보고 원활하게 되는 것을 확인한 후 다시 또 찾아오는 것 같다. 근처에 다른 경쟁 PC방이 생겨도 PC 성능에 만족하지 못하시는 손님들은 다시 엄지 PC방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최상급 환경 조성에 항상 노력하고 있다.

임병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