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S 특화 PC방, 용산 옹PC방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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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S 특화 PC방, 용산 옹PC방을 가다
  • 임병선 기자
  • 승인 2016.08.3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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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15년 전만 하더라도 PC방은 일단 차리기만 하면 수익이 보장되는 블루오션이었다. 하지만 PC방이 우후죽순 생겨나자 블루오션은 곧 레드오션이 됐고 PC방끼리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저렴한 가격이나 대형화, 고성능 전략을 내세우는 PC방이 대부분이었지만, 그것마저도 옛이야기가 됐다.

PC방들은 연합회를 만들어 상대를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닌 서로 상생하는 길을 택했다. 대신 저마다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으며, 그중에는 계속 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PC방도 있다.

이번에 소개할 용산 옹PC방도 그런 곳이다. 계속 적자에 허덕이던 곳이 게이머들의 입소문을 타고 문전성시가 됐는지 옹PC방의 김영찬 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용산 옹PC방 김영찬 사장.

 

지리상 불리한 조건

서울 용산구 원효로 대로변에 있는 용산 옹PC방을 찾았을 때 첫 느낌은 ‘이런 곳까지 사람들이 찾아올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용산 옹PC방의 지리적 요건은 상당히 불리해 보였다.

용산역에서 10여 분을 걸어가야 도착할 수 있으며, 가는 중간에도 PC방이 많고 PC방의 주요 고객인 학생들도 별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용산 옹PC방은 FPS 게임 마니아나 개인 BJ 사이에서는 FPS 특화 PC방의 명소로 알려졌다.

용산 옹PC방이 어느 순간 갑자기 성공한 것은 아니고 김 사장의 차별화 전략과 다양한 노력을 기반으로 현재 위치가 된 것이다. “처음 1년은 매일 용산 상가에서 여의도까지 배회하며 2시간씩 쿠폰만 나눠주기도 했어요” 김영찬 사장이 어려웠던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다.

광주에서 7년간 사회복지사로 일하다 서울에 상경해 이제 PC방 운영을 시작한 지 2년이 안된 김 사장은 기분 좋은 웃음을 가진 30대 청년이었다. 지인의 권유로 본업과 전혀 관련이 없던 용산 옹PC방을 인수했지만, 큰 크기에 비해 상권이 좋지 않고 찾아오는 사람도 많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PC방 운영 경력이 2년도 안된 것치곤 노하우가 상당히 쌓여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려웠을 때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고 다짐하며 정말 다양한 노력을 했습니다” 김 사장은 1년 동안은 맨땅에 헤딩하듯이 열심히 PC방 운영에 매진했다. 그러면서도 성공한 PC방을 찾아 노하우도 전수받고 하는 나날이 이어졌다고 했다.

 

▲ 용산 옹PC방에는 FPS 게임 플레이에 유리한 CRT모니터가 다수 비치돼 있다. CRT모니터로 오버워치를 하는 진풍경도 구경할 수 있었다.

 

발상 전환의 성공

김 사장은 용산 쪽에는 사람이 많이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찾아오는 PC방이 될 수 있도록 전략을 선회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서든 어택’을 즐기는 것을 보고, 서든 어택에 특화된 PC방을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FPS 게임은 응답속도와 반응속도가 뛰어난 모니터로 즐기는 것이 좋은데 CRT 모니터만 한 것이 없다. 당시 김 사장이 용산 주변 PC방을 조사한 결과, 주변에 CRT 모니터를 가지고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이에 CRT 모니터 20대를 구해 전용 좌석을 만든 후 유명한 서든 어택 BJ를 만나 조언도 구하고 크고 작은 대회도 꾸준히 열어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 CRT모니터 외에 LCD모니터를 비치한 자리도 있다.

FPS 특화 PC방이라는 소문이 개인 블로그나 카페, SNS을 통해 퍼져 나가고 그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이 서서히 늘어났다. 김 사장은 이렇게 찾아온 손님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친목 게임 모임도 만들었다. 덕분에 게임을 못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찾아와 즐기는 분위기가 됐고 주말에는 차례를 기다려야 될 정도로 사람이 붐비고 있다.

유명 게이머나 BJ가 찾는 일도 서서히 생기면서 PC방에서 누구라도 쉽게 게임 방송을 할 수 있도록 방송 특화 좌석을 만들기도 했다. 용산 옹PC방의 일부 좌석은 CRT와 LCD로 듀얼 모니터로 구성돼 있는 데 바로 이곳이 방송 좌석이다. 카운터에서 마이크도 대여할 수 있어 시청자와 소통하는 방송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 CRT와 LCD의 듀얼 모니터 자리에서는 게임을 하면서 손쉽게 방송을 할 수 있다.

또 단순 인스턴트 음식만 파는 것이 아니라 집밥 같은 다양한 먹거리 메뉴를 개발하기도 했다. 아이스티나 아메리카노 같은 간단한 마실 것부터 볶음밥이나 우동 같은 한 끼 식사까지 구비돼 있다.

이 같은 노력은 PC 점유율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전국 PC방 순위 중 약 4,000등 정도였지만, 친목 대회를 시작한 후 서든 어택 분야에서 100등 안으로 올라섰고 지난 3월에는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와 함께 월 매출도 끊임없이 상승했다고 한다. 정확한 수치를 밝히긴 않았지만, 지난해 11월 대비 2배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 키보드와 마우스, 마이크 등 원하는 장비를 대여할 수 있다.

 

프리미엄 게이밍 존 신설

용산 옹PC방은 얼마 전 ASUS가 선정한 ‘프리미엄 게이밍 존 1호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용산 옹PC방 한 쪽에는 ‘ASUS 게이밍 존’과 ‘벤큐 게이밍 존’이 위치해 있다.

이 자리에는 각각 ASUS 모니터 6대와 벤큐 모니터가 5대 있는데 뛰어난 성능의 모니터를 체감해 볼 수 있는 자리다. 김 사장은 최근 이 자리에서 최신 게임인 오버워치와 서든 어택 2를 즐기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용산 옹PC방에 프리미엄 게이밍 존을 사용해본 손님들의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었다고 한다. ASUS와 벤큐 제품 모두 타사 제품보다 반응속도가 무척 빨라 FPS 게임에 적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프리미엄 게이밍 존에 있는 ASUS와 벤큐 모니터.

김 사장은 “현 상태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투자해 전국 최고의 FPS PC방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이자 꿈”이라며 “크고 작은 대회 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용산 옹PC방을 찾는 손님에게 끊임없이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받은 만큼 돌려줄 수 있는 PC방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용산 옹PC방에는 취재 때문에 두 번 갔지만, 또다시 찾고 싶은 매력이 있는 PC방이었다. 다음에는 취재가 아닌 게임 플레이를 목적으로 찾아볼까 한다.

 

용산 옹PC방 서든 어택 2 대회

지난 7월 9일에 있었던 서든 어택 2 대회에는 많은 사람이 참여해 용산 옹PC방에서 대회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수많은 좌석에서 예선전이 한꺼번에 진행되는 진풍경이 펼쳐졌으며, 대회를 구경하는 사람도 모여 즐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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