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기업용 PC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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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기업용 PC의 흐름
  • 정환용 기자
  • 승인 2016.03.15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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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형 라인업 더 다양해진다

데스크톱과 노트북을 포함해 개인의 PC 보급률은 80% 이상이다. 그리고 이 중 외장 그래픽카드가 포함되지 않은 보급형 PC의 비중은 갈수록 늘고 있다. 우리가 연일 고성능과 게이밍 PC를 추구하는 모습과는 달리, 다수의 가정과 학교, 기업에서 사용하는 PC의 용도는 고사양을 요구하지 않는 작업이 일반적이다. 게다가 성능의 기본 지표인 프로세서의 상향평준화로 이 현상은 점점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그리고 올해 새로 발표될 인텔과 AMD의 새 프로세서들을 감안할 때, 저가형-보급형 범위는 전체 파이에서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가트너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 IT 시장에서 컴퓨터의 생산 및 점유율은 수 년 전부터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2014년에는 컴퓨터 및 주변기기의 생산 규모가 약 9.6조 원대였는데, 이는 전년 대비 2.1% 하락한 수치다. 노트북의 강세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등장에 밀려 추락세는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점유율 10%를 넘는 PC 제조사는 레노버(19.8%), HP(17.9%), DELL(12.8%) 등 3곳이었다. 8.6%의 에이서와 6.5%의 애플까지 상위 5개 기업이 전체 PC 시장의 65%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현재까지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레노버는 2014년 기준으로 다른 기업의 점유율 하락을 제치고 점유율을 끌어올린 기업으로, 2015년은 전체 PC 시장의 1/5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데스크톱의 폼팩터가 점점 작아지는 것이 추세라서 미들타워 크기의 PC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은행에 가면 모니터 크기의 일체형PC를 사용하고, 대부분의 업무용 PC는 미니타워나 LP타워 크기의 케이스가 사용된다. 가로세로 크기가 손 한 뼘도 안 되는 미니 PC를 모니터 뒤에 부착해 쓰기도 하고, 심지어 조금 큰 USB메모리 크기의 스틱 PC도 조금씩 보급되고 있다. PC의 성능을 가리키는 프로세서의 성능이 날이 갈수록 향상되는데, 오히려 이것이 불필요한 기타 하드웨어의 장착을 배제하고 본체의 크기를 줄이는 자승자박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범용 프로세서 제조사인 인텔과 AMD는 진작 저가형-보급형-고급형으로 제품군을 나누고 있었다. 최근 들어 크기를 줄이는 것에 점점 한계가 커지고 있다. 아직은 고성능 라인업에서만 LGA2011 칩셋 크기를 내놓고 있는 인텔이지만, 아마 제조공정 축소화가 한계에 다다르면 익스트림 라인업처럼 메인 라인업의 프로세서 크기가 커질 수도 있다. 아직28nm 제조공정으로 프로세서를 생산하는 AMD는 상대적으로 축소화에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다.

 

▲ 몇 년 전에는 미들타워 크기의 본체 크기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으나, 지금은 두께가 절반으로 줄어든 슬림 PC, 모니터 크기에 PC 기능이 모두 담긴 올인원 PC, CD 케이스 세 장 크기의 미니 PC, 손가락 두 개만한 스틱 PC까지 활용도 대비 크기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 특히 스틱 PC는 HDMI 포트가 있는 일반 TV를 PC 모니터로 활용할 수 있어 가벼운 용도로서의 효율도 좋다.

 

성능 향상과 함께 제조사가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은 또 있다. 제품의 구매 대상을 어떻게 설정하느냐 하는 문제다. 사용자의 성향은 공식화된 것이 아니기에 그 대상을 임의로 설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게다가 현재 소비자들의 선택은 인텔과 AMD 둘 중 하나인데, 9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인텔, 그리고 나머지 부분에서 고군분투하는 AMD의 제품들은 분류에 따라 다양한 선택사항으로 나뉜다. 다른 종류의 제품도 같은 용도로 쓸 수 있고, 같은 제품도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다. 이를 최종 결정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이지만, 제조사의 가이드라인도 소비자의 선택에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의미다.

현재 가격비교 사이트 및 오픈마켓에서 최소한 1개 이상의 매장에서 판매 중인 CPU의 종류가 100가지가 넘는다. PC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조립 PC의 입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기자도 과거 AMD 페넘 9850 블랙에디션 기반의 PC를 조립할 때 각 부품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파워서플라이와 RAM, HDD를 중고로 바꿔치기 당한 경험이 있다. 그나마 조금의 사전지식을 알아도 얼마든지 속아 넘어갈 수 있었던, 말 그대로 무사히 빠져나와야 하는 던전과 같은 곳이 용산이었다.(지금은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일조차 거의 없어졌지만)

그래서 예전과 지금 꾸준히 수요를 유지하는 것이 브랜드 PC다. 대기업에서 OEM 부품을 조립한 것 말고, 판매업체나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자체 제작한 브랜드의 조립 PC 말이다. 자체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는 PC 판매업체는 대부분 자체 조립하는 PC를 판매하고 있다. A 업체의 경우 인텔 4세대 i5-4690 기반의 게이밍 PC를 약 60만 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대기업과 달리 메인보드, RAM, HDD 등 어떤 부품에 어떤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했는지 모두 확인할 수 있고, 원하는 제품으로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부분은 부품을 따로 주문해 조립하는 게 더 저렴하지만, 규모가 큰 업체의 경우 같은 사양의 PC를 개별 구입해 조립하는 것보다 저렴하기도 하다.

 

업무용은 더 저렴하게

RAM의 새로운 규격 DDR4의 속도는 1600MHz에서 2133MHz로 빨라졌다. 오버클럭용 고성능 제품은 3000MHz까지 구현하기도 한다. CPU도 인텔 6세대 프로세서가 흥행하고 있고, AMD도 곧 새로운 AM4 칩셋의 차세대 CPU ‘서밋 릿지’가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비슷한 가격대에 성능이 상향평준화됐다는 것이다. 3년마다 100만 원짜리 조립 PC를 사면 그 성능은 항상 구매 당시의 성능 상위 20%에 들 수 있다. 워낙 가벼운 성능의 업무용 PC 숫자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사무직 회사원이 업무에 사용하는 PC에서 가장 많이 쓰는 프로그램은 오피스 프로그램과 웹브라우저 정도다. 사실 이 정도는 현재 시점에서 5~6년 전에 구입한 PC로도 작업에 문제가 없다. 항상 대부분의 PC 업그레이드는 게임 때문에 이뤄지는 걸 감안해도, 일반적인 업무용 PC 구입에 40만 원 이상을 소비하는 건 드물다.

현재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업무용으로 판매 중인 몇몇 PC들의 평균 가격은 30만 원 전후에 형성돼 있다. CPU 내장그래픽이면 충분하니 VGA가 필요 없고, 용량을 크게 차지하는 작업이 많지 않으니 저장장치도 HDD면 500GB, SSD면 128GB면 된다.(어차피 대부분은 개인 저장장치를 가지고 다닌다) 자연히 파워서플라이도 저용량, 메인보드도 저가형이면 된다. 입력장치는 선택적 요소로 배제하고 계산하면, 업체 추천 PC든 부품을 구입해 조립하든 30만 원 전후면 케이스까지 해결된다.

 

가정용은 더 다양하게

가정에서 사용하는 제품은 업무용보다 사용처가 다양하다. 업무용 PC는 생각보다 사용자가 1명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가정에서 사용하는 PC는 가족 모두의 손길이 닿는 경우가 많다.(그래도 보통은 그 집의 자식들이 가장 많이 쓰긴 한다) 때문에 업무용으로 가벼운 프로그램과 함께 게임도 소화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업무용과 가정용의 구분이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용도의 다양화에 따른 그래픽카드의 여부 정도로 나누면 좋을 듯하다. 그래도 가정용 PC의 평균 성능이 급격히 올라가진 않을 것이다. 올인원 PC나 미니 PC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정용 PC의 구매 금액 또한 현재의 추세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게이밍 PC라 하면 무조건 고성능 CPU에 호화 메인보드 등 좋은 제품만을 조합해야 할 것처럼 생각되지만, 국내에서 즐기는 게임 환경과 콘텐츠들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캐주얼 온라인 게임의 경우 앞서 언급한 30만 원대의 성능으로 구동할 수도 있고, 일반 MMORPG도 제한적으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그럴 경우 게임을 100% 즐길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될 수 있다. 화려해야 할 그래픽에 직선이 난무한다면 미래의 게이머들의 꿈과 희망이 망가지게 된다. 무조건 저렴한 것만을 찾는 것보다, 적절한 수준의 PC로 활용 범위를 넓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재 성능을 불문하고 가장 폭넓게 사용되는 CPU는 인텔 i5-6600이다. 무조건 최신 제품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지만, 이전 세대 대비 가격 차이가 크지 않으니 가능하면 신제품을 선택하자. 만약 AMD FX8300을 선택하면 PC 가격을 10만 원가량 아낄 수 있다. RAM은 업무용이 4GB였다면 8GB(4GB 제품 듀얼 구성)로 올리고, 그래픽카드는 아직 현역으로 충분한 GTX750 Ti로 가격 대비 성능을 높이자. 파워서플라이는 500W로 충분하다. 이 구성으로 인텔 CPU 기반의 PC는 약 60만 원대, AMD CPU 기반의 PC는 약 50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CPU와 RAM 모두 차세대 규격이니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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