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스포츠의 성장, 그리고 인텔 C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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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스포츠의 성장, 그리고 인텔 CPU
  • 정환용 기자
  • 승인 2016.03.1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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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로닉 스포츠(Electronic Sports)의 줄임말인 e스포츠의 성장은 1998년 블리자드에서 출시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스타크래프트’ 덕분이다. 2000년대 초 당시 PC방에 가면 열에 아홉 정도는 스타크래프트를 할 만큼 그 인기는 대단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베트남, 중국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세계적인 게임대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러한 세계대회에 한국 선수들이 출전해 우승하는 등 호성적을 거두고, 우승한 선수들은 억대의 연봉을 받는 등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국내 e스포츠가 발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PC방의 보급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로 인해 2000년 초반 전국 각지에 PC방이 급속도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세계 최대 반도체 칩 제조업체인 인텔에서는 국내 PC방의 성장 가능성을 예상하고, 고성능 CPU를 탑재할 수 있도록 지원과 마케팅을 실시해 e스포츠의 발전에 영향을 끼쳤다. 인텔의 적극적인 지원과 마케팅, 그리고 e스포츠의 인기 덕에 우리나라의 PC방은 고성능 PC를 구축하고, 많은 사람들이 고사양의 PC를 통해 원활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고성능 PC, 그리고 인텔 스카이레이크

과거에 출시된 게임들은 사양이 낮은 컴퓨터로 실행이 가능했다. 그래서 기존 PC에는 2세대 샌디브랫지, 3세대 아이비브릿지와 같이 3~5년 전 CPU를 탑재한 PC가 많이 사용됐다. 하지만 최근 고사양 게임의 출시로 인해 낮은 사양의 컴퓨터로 실행을 하면 화면이 끊기거나 실행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그래서 고성능의 PC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며, 이에 맞춰 PC방들은 고사양의 CPU, 그래픽카드, RAM으로 업그레이드를 실시하고 있다.

자연히 지난해 8월 새롭게 출시된 6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스카이레이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스카이레이크는 14nm(나노미터) 공정, 새로운 100시리즈 칩셋 사용, DDR4 RAM 지원, DMI.3.0 및 높아진 동작속도를 자랑한다. 기존에 출시됐던 CPU보다 한 단계 높은 성능으로 게임에 최적화됐다는 평을 듣고 있으며, 업그레이드가 필요했던 PC방에서 인기가 높다.

 

1. 14nm공정 적용
기존 3세대, 4세대, 5세대 CPU는 22nm 공정을 사용했지만, 스카이레이크부터는 14nm 공정으로 만들었다. 이로 인해 빠른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2. 인텔 100 시리즈 칩셋 사용
기존 9시리즈 칩셋에서 100시리즈 칩셋으로 변경됐고, 메인보드에서는 PCIe 3.0이 사용되면서 더 강력한 스토리지를 경험할 수 있다.
3. DDR4 RAM 지원
기존에는 DDR3 RAM을 사용했지만, 스카이레이크부터는 DDR3에 비해 두 배 가까운 속도를 가진 DDR4 RAM이 사용 가능하다.

 

한 차원 높아진 성능의 스카이레이크는 원활한 게임을 요구하는 게이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기존 2세대 샌디브릿지와 3세대 아이비브릿지가 주름잡고 있던 PC방 표준 스펙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PC게임의 보급, PC방의 성장, 인텔의 적극적인 마케팅, 고성능 CPU의 등장으로 인해서 e스포츠가 성장해왔으며, 세계 속 e스포츠 강국이 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인텔의 새로운 CPU 스카이레이크, 망설이는 PC방

2015년 10월 출시된 스카이레이크는 이전 세대 CPU보다 기술적으로 한 단계 발전을 이루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 사이에서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유독 PC방 사장님들 사이에서는 크게 환영을 받지 못했다.

스카이레이크는 22nm를 사용한 이전 하스웰보다 더욱 더 정밀화된 14nm 트랜지스터 제조 기술을 통해, 트랜지스터 집적도가 증가해 전력효율성이 좋아졌다. 설계전력(TDP)은 65W로 2세대 샌디브릿지의 95W, 3세대 아이비브릿지의 77W, 4세대 하스웰의 84W보다 낮다. 소켓이 LGA 1151 소켓으로 바뀌며 기존에 사용하던 90 시리즈 메인보드는 스카이레이크에서 호환되지 않는다. 대신 DDR4 RAM이 본격적으로 채택되면서 DDR3 RAM 대비 약 30% 가량의 성능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을 할 때 동작 속도를 순간적으로 향상시키는 기술인 ‘인텔 터보부스트 2.0’이 탑재돼 보다 강력한 퍼포먼스를 구사하게 됐다. 인텔 HD 그래픽스 530으로 내장그래픽 성능을 강화했으며, 썬더볼트 3, 가속 미디어 코덱 HEVC 지원 등을 통해 게임은 물론 멀티미디어 성능까지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이처럼 한 단계 발전된 성능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스카이레이크인데, 정작 국내 고성능 PC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PC방에선 그다지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스카이레이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CPU만 구매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100시리즈 칩셋의 메인보드와 DDR4 RAM도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PC 교체에 드는 비용이 부담스럽다.

그리고 PC방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3대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 ‘서든어택’, ‘피파온라인 3’는 고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이 아니며, 이전 세대의 CPU로도 구동이 가능하다. PC방 사장 입장에서는 스카이레이크로의 교체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PC방과 달리, 게이머들은 기술적으로 한 단계 발전해 이전 세대의 CPU보다 부드럽고 끊김 없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스카이레이크에 대한 관심이 많다.

그렇다면 게이머와 PC방과의 간극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전 세대의 CPU로도 인기 게임들이 구동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사람들은 2K, 4K 등 더욱 높은 해상도와 높은 품질의 그래픽에서 게임을 즐기기를 원한다. 그런 면에 있어서 스카이레이크는 그래픽카드와의 조합을 통해 고해상도 높은 그래픽의 게임을 부드럽고 끊김 없이 구동을 가능하게 하는 고성능 CPU다. 게이머들은 더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기기 위해 스카이레이크가 탑재된 PC방을 찾아가기도 한다.

이처럼 스카이레이크는 단순히 게이머들의 욕구를 채워주기보다는 갈수록 치열해 지는 PC방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수 수단이다. 그리고 이미 흐름은 바뀌었으며, 새로운 컴퓨터 환경이 만들어졌다. PC 또한 새로운 환경에 맞춰나가야 한다. 이것은 우리가 막겠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흐름이 아니며, 앞으로 100시리즈 칩셋을 사용하는 메인보드는 계속해서 나올 것이고, DDR4로 인해 DDR3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다. 더 나아가 새로운 플랫폼을 가진 CPU가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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