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게이밍 PC로 스팀을 정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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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게이밍 PC로 스팀을 정복하다
  • 정환용 기자
  • 승인 2016.02.01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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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아웃 4, 배트맨 아캄 나이트, GTA V…

이번 호에 소개된 기가바이트의 GTX980 Ti Extreme은 현존하는 GTX900 라인업 최강의 칩셋이다. 인터넷 최저가 93만 원대의 이 짐승 같은 그래픽카드의 리뷰는 40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눈앞에 이런 제품이 보이니 한계는 어디까지일지 궁금해졌다. 기자가 현재 즐기고 있는 스팀 게임들 대부분이 상당한 성능을 요구하고 있는데, 인텔 하스웰 익스트림 프로세서와 조합해 고성능 게이밍 PC 성능을 체험해 봤다. 특히 그래픽카드에 자비가 없는 빌리언셀러 ‘GTA V’에서의 결과가 무척 궁금했다.


테스트 PC 구성
사심이 가득 담긴 이번 테스트의 PC 구성은 사실 현실과는 거리가 좀 있다. 보통은 PC 한 대를 장만할 예산인 100만 원으로는 그래픽카드 하나 사면 끝이기 때문이다. 처음 의도는 ‘스팀의 게임을 고화질, 고품질로 즐기려면 이 정도는 돼야지’ 하는 마음이었다. 가격은 염두에 두지도 않고 성능만 바라보며 테스트를 마쳤고, 분해 직전의 PC를 다시 보니, ‘적당히 하고 남은 돈으로 1일 1치킨을 하면 1분기 끝날 때까지도 먹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고사양 시스템에 대해 극소수이긴 해도 수요는 있다. 모 커뮤니티에 자주 올라오는 3-way SLI나 CPU-VGA 수랭 쿨링 시스템 관련 게시물을 보면 그 비중은 오히려 굳건하게 이어지고 있다.(‘한 번 덕후는 영원한 덕후’라는 진리와도 상통한다) 때문에 고성능 시스템에 대한 기자 스스로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기회가 될 때마다 가격 면에서 거의 메리트가 없다 해도 시도를 해보는 편이다.

 

제원

CPU: 인텔 5820K 하스웰 익스트림 4.3GHz overclock
M/B: 기가바이트 GA-X99-Gaming 7 WiFi

RAM: 삼성전자 DDR4 16GB (8GB x2)
VGA: 기가바이트 지포스 GTX980 Ti Xtreme D5 6GB
SSD: 킹스톤 HyperX FURY 240GB
HDD: WD blue 1TB
P/S: 시소닉 SS-850AM 850W
모니터: LG전자 31MU97 4K

 

이번 테스트는 가격에서 시작됐다. 현재 스카이레이크의 리프레시 버전(a.k.a. 카비레이크)의 출시가 생각보다 빠를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 때문인지 현재 스카이레이크 i7-6700K의 공급이 줄어 가격이 한 달여 전보다 무려 20%나 올랐다. 현재 인터넷 최저가가 46만 원대인데, 비슷한 가격으로 하스웰 익스트림 5820K가 최저가 44만 원대로 오히려 더 저렴한 상황이 됐다.

개별 코어의 성능은 i7-6700K가 4.0GHz로 20% 정도 더 빠르지만, 5820K는 헥사(6)코어 12스레드를 지원한다. 당연히 종합 성능은 5820K의 승리. 그렇다면 고성능 메인보드를 사용한다는 공통 조건 하에, 어떤 걸 선택해야 할까? 게다가 메인보드에서 지원하는 자동 오버클럭 기능으로 5820K의 동작 속도를 4.3GHz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면 말이다.

 

하스웰-E 5820K
테스트 PC에서 선행해야 할 일이 있다. 바이오스에서 자동 오버클럭 항목을 통해 동작 속도를 4.3GHz로 높이는 것. 기가바이트 GA-X99 Gaming 7 WiFi 모델은 하스웰-E 프로세서 3종 모두 자동 오버클럭을 지원한다. 기본 3.3GHz의 속도를 약 30% 끌어올린 4.3GHz가 자동 모드에서 지원하는 최대 속도다. 아래 표를 통해 성능의 차이를 확인해 보자.

 

작업 관리자에서 성능 항목을 보면 총 12개 스레드가 작동 중인 걸 확인할 수 있다. 오버클럭을 해도 이 상태 창에서 CPU의 이름은 원래대로 3.3GHz로 표시된다.

 

아래 항목은 위가 논오버, 아래가 4.3GHz 오버클럭 상태다.

 

자동 오버클럭은 버스 스피드 100MHz 고정 상태에서 배수만 조절된다. 43배수로 조절해 4.3GHz로 동작하는 걸 확인했다.

 

CPU-Z에서 제공하는 벤치마크 툴. i7-6700K와 비교했을 때 논오버 상태는 싱글 코어 성능이 80% 수준이지만, 4.3GHz로 오버클럭하니 싱글 성능은 거의 동일하고, 멀티 스레드 성능이 50% 가까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원주율 연산 1백만 자리까지의 속도는 논오버 10.265초, 오버클럭 8.751초를 기록했다.

 

시네벤치 R15 테스트 결과. CPU 점수 1020점과 1220점으로 약 20% 가량 높게 기록됐다. OpenGL 점수 역시 10% 가량 향상됐다.

 

지포스 GTX980 Ti 6GB의 위력
GTX980 Ti는 타이탄 시리즈를 제외하면 지포스 현존 최강의 성능을 가진 그래픽카드다. 90만 원대 중반에 육박하는 가격을 생각하면 GTX970 2개를 SLI 구성하는 것이 좀 더 나을 순 있으나, 전력 소모가 높아져 적어도 1000W의 파워서플라이가 필요하게 되고, 메인보드도 PCIe 40레인을 지원해 2슬롯 모두 x16 속도를 내 주는 고급 메인보드가 필요하다. 2011-V3를 지원하는 X99 칩셋 메인보드 대부분이 40레인을 지원하기에 선택의 폭이 좁아지진 않으나, 700W에서 1000W로 넘어가려면 적어도 20만 원 이상의 가격 차이가 나서 금전적 부담이 더하다. 물론 선택은 사용자의 몫이지만, GTX980 Ti에 하위 모델 SLI로 대응하는 것보다는 단일 제품을 활용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이득이라 할 수 있다.

 

기가바이트 지포스 GTX980 Ti Xtreme D5 6GB의 GPU-Z 정보. 기본 1216MHz, 부스트 1317MHz의 속도를 내 주고, 6GB의 그래픽 메모리를 뽐내고 있다. 단일 장착에서의 성능은 타이탄 X보다 좀 더 나은 수준이어서 타이탄 시리즈의 차기 모델이 나오기 전까지는 왕좌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DMark 파이어 스트라이크 3종 테스트 결과. 위 3개 결과가 논오버, 아래 3개 결과가 4.3GHz 오버클럭 상태에서의 결과다. GTX970이 약 9700점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보면, 최대 16000점대 후반의 점수는 무척 높은 수준이다. 테스트가 끝나고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항목에서도 전체 3DMark 테스트 PC 중 상위 10% 내에 든다. 논오버 상태와 오버클럭 상태의 점수 차이는 약 5% 정도로 큰 차이는 없다.

 

폴아웃 4

핵전쟁 이후의 세계를 그리고 있는 ‘폴아웃 4’는 11월 출시 이후 짧게나마 꾸준히 즐기고 있다. 할 때는 몰랐는데, 테스트를 하려고 알아보니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다. 폴아웃 4는 게임 내 수직동기화 모드가 강제로 걸려 있어 이를 풀 수가 없게 돼 있었다. 아차 싶었다. 예전에 잠시 FRAPS를 켰을 때 이상하리만치 60에서 크게 벌어지지 않던 편차를 의심했어야 했다. 물론 설치 폴더 내 특정 파일에 접근해 60프레임으로 고정된 것을 해제할 순 있지만, 해제 이후에 심각한 버그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실제로 현재 알려진 해제 방법으로 수직동기화를 끄고 실행했는데, 2분도 채 진행하지 못하고 튕겨나와 계속 풀어둘 수 없었다.

결국 1440P와 2160P 해상도에서 FRAPS를 이용해 체크한 뒤 최저 프레임 수치를 확인하는 걸로 객관적인 결과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즐길 때는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는데, 그래픽 성능 테스트로 활용하려니 재미는커녕 스트레스만 잔뜩 쌓였다. 역시 자체 벤치마크 툴을 제공하는 툼 레이더와 배트맨 시리즈가 사랑받는 이유가 있다.(아, 배트맨 최신작은 미안하지만 제외다) 본 테스트를 포함해 3개 게임의 테스트 모두는 3회 진행한 뒤 평균값을 게재했다.

 

폴아웃 4는 PC에 설치한 뒤 게임을 실행하면 자동으로 PC의 성능을 파악해 적당한 그래픽 설정을 잡아 준다. 해상도와 전체화면/윈도우 화면, 각종 항목들을 개별 설정할 수 있는데, 수직동기화를 끄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개발사인 베데스다 스튜디오에서 이번에도 이해할 수 없는 짓(?)을 하셨다.

 

각각 2K Ultra, 4K High 모드에서의 테스트 결과다. 당연히 최대 프레임은 60을 넘지 못했고, 최저 프레임은 각각 54, 17프레임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정확하게 5820K, GTX980 Ti의 성능을 보여준다고 할 수는 없다. 단지 4K 해상도로 게임하면서 30Hz라는 점을 감안하고도 플레이에 지장이 없었다는 코멘트 정도로 마무리한다.

 

배트맨: 아캄 나이트

 

지난 6월 출시 이후 꾸준이 뭇매를 맞고 있는, 3부작의 불쌍한 마무리 ‘배트맨: 아캄 나이트’는, 그래도 벤치마크 툴을 제공하고 있어 기자에겐 고마운 타이틀이다. 이번 작품은 그래픽 설정이 전작과 좀 다른데, 연기 효과, 조명 효과 등 4개 항목을 ‘엔비디아 게임워크’로 나눠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수직동기화를 끈 뒤 다른 옵션들은 위와 같이 설정하고, 해상도를 각 2K와 4K로 구분했다. 그리고 아래 4개 항목을 통틀어 ‘게임워크’로 칭하고, on/off 별로 프레임 체크를 따로 했다.

 

위부터 차례대로 2K-게임워크 off, 2K-게임워크 on, 4K-게임워크 off의 테스트 결과다. 평균 프레임은 2K-게임워크 on 상태가 평균 82FPS로 게임을 즐기기에 충분한 성능을 보여줬다. 4K-게임워크 off 상태에서도 평균 60FPS를 가뿐히 넘겨 ‘역시 단일 최강의 그래픽카드’란 말을 실감케 했다. 모니터 자체가 2160P 60Hz를 지원하지 않아 4K-게임워크 on 상태는 테스트하지 않았다.

 

그랜드 셉트 오토 5

출시 이후 여러 신기록을 세우며 아직까지 큰 인기를 몰아가고 있는 GTA V. 그러나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는 그리 인기가 높지 않은 타이틀이다. 먼저 그래픽 메모리 2GB 이하에선 설정 자체가 제한되는 항목이 몇 있고, 적어도 4GB는 돼야 GTA V의 온전한 그래픽을 감상할 정도가 된다. 기자의 PC엔 두 달 전에는 GTX750 Ti가 장착돼 있었는데, GTA V를 제대로 즐길 수 없어 스팀 라이브러리에서 잠자고만 있었다. 폴아웃 4의 출시 후 결국 GTX970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나서야 이 게임도 더불어 즐길 수 있게 됐다.

GTA V의 벤치마크는 여러 얘기들이 많은데, 가장 공정한 테스트는 벤치마크 툴에서 5번째 장면인 전투기 비행에서 자동차 폭발로 이어지는 씬을 FRAPS로 테스트하는 것이다. GTA980 Ti의 성능을 믿고 MSAA 4X, 이방성 필터링 X4를 제외한 모든 옵션을 가장 높게 설정한 뒤, 화면 크기를 2560x1440, 3840x2160으로 설정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두 가지 탄성이 동시에 나왔다. ‘역시 GTA V’, 그리고 ‘역시 GTX980 Ti’였다. 2K 옵션 테스트에선 2~3번째 씬 테스트까지는 쿨링팬이 돌지도 않았다. 이 정도는 열도 안 난다는 것일까? 5번 씬 테스트 결과는 최고 82FPS, 평균 52FPS로 쾌적하게 즐기기에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4K 테스트에선 수치가 약간 떨어져 최고 57FPS, 평균 39FPS로 나쁘지 않은 결과를 보였다. 이는 텍스처·셰이더·그림자·반사 품질 등을 ‘높음’으로 낮추고 그래픽 고급 설정에서 그림자 관련 설정을 낮춰 주면 60FPS를 충분히 넘길 수 있는 성능이다. 당연하다. 이 PC 그대로 조립하면 모니터를 제외하고도 약 220만 원인데, 이 정도 퍼포먼스는 내 줘야 돈이 안 아깝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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