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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의 기원: 2D 비행기 슈팅

임병선 기자l승인2015.12.31l수정2015.12.3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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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PC나 콘솔에서 비행기 슈팅 장르가 시들하지만, 1980년대만 하더라도 비행기 슈팅 장르가 대세를 이뤘다. 특히 나이가 좀 있는 사람이라면 대체로 게임 입문으로 비행기 슈팅 게임을 즐겼을 것이다.

비행기 슈팅은 슈팅(Shooting) 장르에 포함되지만, 비행기 슈팅으로 따로 분류할 정도로 역사가 오래됐고 큰 인기를 끌었던 게임도 많다. 물론 진행 방식이나 플레이 방법에 따라 비슷하면서도 비행기 슈팅으로 분류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비행기 슈팅은 적의 총알이나 미사일을 피하면서 적에게 총알을 쏴 파괴하는 방식의 게임이다. 과거 비행기 슈팅 게임은 알기 편한 조작 방식과 간단한 구조로 인해 입문 장벽이 높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오락실에서 간단하게 즐기기에 좋았고 어느 정도 정형화된 패턴 때문에 친구들과 게임 실력을 비교하기도 쉬웠다. 하지만 요즘에는 소위 ‘하는 사람만 하는 마니아 장르’가 되면서 복잡한 조작에 엄청난 동체 시력을 요구하게 됐다.

▲ 타이토의 스페이스 인베이더(1978년).

슈팅 게임은 크게 게임 진행과 조작이 2D 방식이냐 3D 방식이냐에 따라 나뉘는데 비행기 슈팅은 대체로 2D 방식이 많다. 3D 방식은 과거에는 비행기 슈팅 게임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FPS나 TPS 장르 등으로 발전됨에 따라 새로운 장르로 파생됐다.

2D 방식 중 일부는 캐릭터가 땅에 걸어 다니면서 적의 공격을 피해 다니는 런앤건 장르로 파생돼 비행기 슈팅으로 보기 힘들다. 여기서는 FPS와 TPS, 하늘을 날아다니지 않는 런앤건 게임(록맨, 메탈슬러그 등)은 제외하고 2D 방식으로 진행되는 비행기 슈팅만 다뤘다.

 

▲ 남코의 갤러그(1981년).

누구나 간단하게

비행기 슈팅 게임은 제작이 쉽고 접하기 쉬운 장르 특성상 오래된 게임 장르 중 하나다. 기자도 대학 시절 게임 개발을 배웠을 때 가장 먼저 배운 장르가 비행기 슈팅이었다.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캐릭터와 적 캐릭터만 그래픽 작업과 사운드 작업만 해결되면 거의 다 만든 것이 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과거 대부분 게임 회사들이 비행기 슈팅 게임을 만든 전적이 있다.

초창기 비행기 슈팅은 대체로 배경이 변하지 않고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움직일 수 있는 위치는 제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흔히 고정형 슈팅이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최초로 흥행한 것은 타이토에서 만든 ‘스페이스 인베이더’다. 이외에도 남코의 ‘갤러그’와 코나미의 ‘푸얀’ 등이 있다. 하지만 고정형 슈팅은 새로운 요소를 추가할 수 없었고 스크롤 게임들이 나오면서 점차 쇠퇴했다.

 

스크롤의 혁명

비행기 슈팅은 배경이 고정형에서 스크롤로 바뀌면서 혁명을 맞이했다. 당시 액션 게임도 벨트스크롤 장르가 큰 인기를 얻었듯이 비행기 슈팅도 스크롤 방식이 주류가 됐다. 특히 배경을 빠르게 넘기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속도감을 느낄 수 있어 게임회사들이 비행기 슈팅 게임을 만들 때 스피드를 조절하는 방법도 간단했다.

▲ (좌)종스크롤 방식의 교과서 ‘제비우스’(1982년), (우)종스크롤을 완성한 ‘구극 타이거’(1987년).

어느 방향으로 스크롤 되느냐에 따라 ‘종스크롤’과 ‘횡스크롤’로 나뉘는데 오락실에서는 세로로 긴 화면을 장착한 종스크롤 방식이, 일반 TV로 게임을 할 수 있는 가정용 게임기로는 횡스크롤이 대세를 이뤘다.

당시 대표적인 종스크롤 방식으로는 남코의 ‘제비우스’와 타이토의 ‘19XX’ 시리즈, 토아플랜의 ‘구극 타이거’(트윈 코브라)가 있으며, 횡스크롤 방식으로는 코나미의 ‘그라디우스’와 타이토의 ‘다라이어스’, 아이렘의 R-TYPE(알타입)이 있다.

▲ (좌)무기를 선택했던 ‘그라디우스’(1985년), (우)극강의 어려움을 자랑한 ‘R-TYPE’(1986년).

 

▲ 최초로 록 온 시스템을 도입한 ‘레이포스’(1993년).

좀 더 다양하게

1990년대는 비행기 슈팅 게임의 전성기라 할 수 있다. 기존 스크롤 방식은 그대로 유지됐지만, 여러 가지 시스템이 가미돼 다양한 비행기 슈팅 게임이 등장했다.

무기 파워업이나 모아 쏘기 공격, 위기 긴급 탈출 용 폭탄 등이 기본으로 채택됐고 여기에 몇몇 게임들은 일격사가 아닌 체력 게이지를 넣어 일정 공격을 받으면 터지거나 근접 공격 등을 넣어 다양한 플레이를 유도했다.

당시 독특했던 비행기 슈팅 게임을 꼽아본다면 뛰어난 그래픽과 고난도를 자

▲ 유도 레이저가 특징이었던 ‘라이덴 2’(1993년).

랑한 타이토의 ‘레이포스’, 유도 레이저로 익숙한 세이부의 ‘라이덴 2’, 사이쿄의 모아 쏘기 공격의 대명사인 ‘스트라이커즈 1945’ 시리즈와 근접 공격이 가능한 ‘전국 블레이드’(텐가이), 귀여운 캐릭터에 비해 어려웠던 ‘건버드’ 등이 있다.

당시 사이쿄는 다양한 비행기 슈팅을 출시했는데 내놓는 작품마다 족족 성공했고 심지어 종스크롤 방식만 고수하다가 횡스크롤 방식인 텐가이마저 성공하면서 비행기 슈팅 게임 명가로 거듭났다.

▲ (좌)큰 인기를 얻은 ‘스트라이커즈 1945 2’(1997년), (우)귀여운 캐릭터와 달리 어려웠던 ‘건버드 2’(1998년).

 

▲ 탄막 슈팅의 대명사 ‘도돈파치 대왕생’(2002년).

끝없는 침체 속으로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던 비행기 슈팅 게임은 침체에 빠지게 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나오면서 단순한 방식의 게임에 흥미를 잃게 된 것이 가장 클 것이다.

비행기 슈팅 게임의 명가로 불리던 사이쿄도 2000년 ‘드래곤 블레이즈’를 끝으로 비행기 슈팅 게임을 만들지 않았고 결국 경영 악화로 크로스노프라는 회사에 흡수·합병됐다.

대신 비행기 슈팅 장르는 사라지지 않고 마니아만의 장르로 재탄생되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케이브의 작품들인데 케이브는 1997년 ‘도돈파치’를 시작으로 탄막 슈팅이라는 장르를 만든다.

▲ 국내에서도 마니아 팬이 많은 ‘벌레공주 후타리’(2006년).

탄막 슈팅이란 화면 속 수많은 총알을 피해가며 적을 쓰러뜨리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뛰어난 동체시력은 물론 섬세한 조작도 갖춰야 한다. 케이브의 대표적인 탄막 슈팅 게임으로는 ‘도돈파치’ 시리즈, ‘에스프가루다’ 시리즈, ‘벌레공주’ 시리즈 등이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탄약 슈팅이 등장했는데 상황에 따라 흑과 백으로 속성을 바꿔 진행하는 트레저의 ‘이카루 가’처럼 특이한 방식도 존재했다.

하지만 탄막 슈팅은 일부 게이머만을 위한 장르였기 때문에 소량으로 게임이 생산됐고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판매량도 점점 떨어지면서 탄막 슈팅의 명가인 케이브 마저 2011년 이후 신작을 출시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용과 PC용으로도 출시하고 있지만, 기존 작품들의 재활용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도 일부 수요가 있는 장르이기 때문에 저예산 제작이나 인디 게임 업체 위주로 계속 새로운 작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이처럼 아무리 쇠퇴할 대로 쇠퇴한 장르지만,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고 명맥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임병선 기자  LBS83@ilovep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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