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의 기원: 스포츠(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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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의 기원: 스포츠(Sports)
  • 임병선 기자
  • 승인 2015.12.0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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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장르는 실제 스포츠를 소재로 한 게임을 일컫는다.

실존하는 선수들의 능력치를 수치화해 게임에 반영하는 만큼 사실성이 높아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볼 수도 있지만, 해당 캐릭터를 자신이 직접 조작할 수 있거나 다양한 스포츠 장르가 존재하기 때문에 하나의 장르로 분류한다.

격투기나 모터레이싱도 포함될 수 있지만, 각각 대전 격투나 레이싱으로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몸과 도구를 사용하는 종목으로 제한한다.

어떻게 보면 크게 다른 게임이 아님에도 후속작이 왜 나오는지 이해가 안 되지만, 매년 선수들이 다른 팀이나 리그로 이적되고 신인 선수들이 등장하는 만큼 매년 출시해도 색다른 느낌으로 즐길 수 있다.

특히 실제 스포츠와 접목된 만큼 실존 유명 스포츠 스타들을 표지에 내세워 팔기도 하며, 게이머가 아닌 일반인에게 가장 어필하기 쉬운 장르이기 때문에 장르의 역사도 상당히 길다.

어느 종목이든 대체로 1년 주기로 리그 시즌이 진행되는 만큼 스포츠 장르의 가장 큰 특징은 매년 신작이 나오는 것이다. 반면, 시즌제로 매년 출시되는 스포츠 게임은 신작이 나올 때마다 구작에서의 유저 이동이 급격하고 구작을 즐기는 유저는 급속도로 감소해 게임 수명이 짧은 편이다.

▲ 최초 스포츠 게임으로 꼽히는 ‘Tennis for Two’.

최초 스포츠 게임으로는 1958년에 나온 ‘Tennis for Two’를 꼽는다. 가운데 막대가 서 있고 움직이는 점을 넘기는 테니스 방식 게임으로, 가장 오래된 게임 장르 중 하나다. 하지만 상업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 중 꼽는다면 1972년 아타리에서 만든 ‘퐁’(Pong)이 최초다.

스포츠 게임은 실제 스포츠처럼 다양한 종목이 있지만, ‘게임을 많이 즐기는 나라에서 인기가 많은 스포츠’ 위주로 제작되기 때문에 따져보면 의외로 제한적이다.

▲ ‘퐁’은 상업적인 목적에서 최초 스포츠 게임이다.

예를 들자면 북미는 골프와 야구, 농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가 있겠고, 일본은 축구와 야구, 유럽은 야구, 럭비 정도가 있다. 이 중 종목별로 대표적인 게임과 특징을 소개해 본다.

 

 

축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인 축구는 여러 가지 게임이 있지만, 사실적인 축구 게임과 재미만을 강조한 축구 게임으로 나눌 수 있다.

사실적인 축구 게임으로는 피파 시리즈와 위닝 일레븐 시리즈가 있으며, 재미만을 강조한 축구 게임으로는 버추어 스트라이커 시리즈와 테크모 월드컵 98이 있다. 이 외에도 만화 캐릭터 게임인 캡틴 츠바사나 이나즈마 일레븐 등이 있다.

 

- 피파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고 가장 많이 팔리는 축구 게임이자 스포츠 게임이다. 1994년 처음 시리즈가 시작된 EA의 대표 간판 게임이며, 전 세계를 아우르는 국가대표팀과 잉글랜드의 프리미어 리그, 스페인의 프리메라 리그, 독일의 분데스리가는 물론 한국의 K리그까지 다양한 라이선스를 확보한 게임이다. 최근작인 피파 16에서는 여자축구 국가대표까지 추가됐다. 물론 몇몇 주요 선수를 제외하곤 대다수 선수의 모습이 거기서 거기인 모습은 아쉽다.

PC는 물론 콘솔과 휴대용 게임기, 스마트폰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출시되며, 본작 이외에도 다양한 부제를 달고 출시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PC 온라인 전용인 피파 온라인 시리즈가 있고 이 외에도 월드컵 시즌마다 출시되는 피파 월드컵, 유로 대회를 다루는 UEFA EURO(이 시리즈는 코나미가 라이선스를 독점해 2012를 마지막으로 나오지 않는다), 길거리 축구 콘셉트의 피파 스트리트 등이 있다.

 

-위닝 일레븐

전 세계 축구게임 시장을 피파와 양분하고 있는 또 다른 게임, 위닝 일레븐은 1995년부터 코나미에서 만들었다. 항상 피파와 함께 신작이 나올 때마다 게임성과 그래픽 등 비교 대상에 오르고 있다. 위닝 일레븐은 수출 제목으로 프로 에볼루션 사커(PES)를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줄곧 위닝 일레븐으로 출시됐다. 최근작인 2016부터는 PES로 출시돼 위닝 일레븐 명칭을 사용하는 나라는 이제 일본밖에 없다.

위닝 일레븐은 주로 국가 대항전과 J리그 위주로 제작됐지만, 세계화에 맞춰 챔피언스 리그나 다른 나라 리그도 넣고 있다. 하지만 라이선스가 없어 알 수 없는 괴이한 명칭의 팀이나 선수 이름으로 등장에 축구 팬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점이 아쉽다.

 

-버추어 스트라이커

1994년 세가에서 출시한 아케이드 축구 게임이자 세계 최초 3D 축구 게임이다. 당시 세가는 자사의 아케이드 기판 ‘모델’ 시리즈로 만드는 3D 게임명에 ‘버추어’를 자주 사용했다. 버추어 레이싱, 버추어 파이터, 버추어 캅 등 버추어 스트라이커도 그중 하나다. 당시 세가의 3D 기술력은 굉장히 뛰어났기 때문에 버추어 스트라이커도 큰 충격을 준 게임이었다.

시리즈가 거듭되며 큰 인기를 끌었고 피파, 위닝 일레븐과 함께 대표적인 축구 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버추어 스트라이커 4를 마지막으로 세가에서 스포츠 게임 제작을 철회하면서 시리즈의 명맥도 끊겼다.

 

-막장 축구

기본 룰은 축구지만, 오직 재미만을 위한 축구 게임들이 여기 해당된다. 대표적으로 세이부컵 축구와 테크모 월드컵 98, 열혈 축구 등이 있다. 이 게임들은 라인 아웃 정도만 제외하고 모든 것이 허용되는 무법 축구다. 오프사이드는 물론 백태클이나 어깨치기 등 폭력적인 행동도 가능하며, 심지어 웬만하면 막을 수 없는 필살 슛까지 존재한다.

세이부컵 축구는 1992년 세이부에서 만든 게임으로, 온갖 폭력이 난무하고 필살 게이지를 모아 필살 슛을 찰 수도 있다. 이 게임을 자주했던 게이머라면 골문 사이드에서 크로스를 올려 헤딩으로 골을 넣는 패턴이 기억날 것이다.

 

테크모 월드컵 98도 90년대 오락실 세대에게 익숙한 게임이다. 테크모에서 1998년 출시한 이 게임은 실제 축구와 괴리감있는 괴상한 기술을 사용해 그야말로 혼란스런 축구 게임이었다. 대부분 오락실마다 해당 게임기의 스피커가 크게 설정돼 있었는데 사기 기술인 시저스를 사용할 때 ‘싱가’라고 말해 ‘싱가축구’라고도 불렸다.

 

야구

과거 1985년 출시한 아콜레이드의 하드볼과 1999년 출시된 3DO의 하이히트 메이저리그 베이스볼(이하 하이히트 베이스볼)이 대표적인 MLB 야구 게임이었다.

하드볼은 현재 야구 게임 플레이 방식의 기초를 닦은 게임이나 마찬가지며, 하이히트 베이스볼도 하드볼 핵심 제작진이 만든 것이라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하이히트 베이스볼은 당시 MLB에 진출해 있던 한국 선수들인 박찬호, 김병헌, 최희섭도 등장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구가했다.

스포츠 게임의 명가인 EA도 야구 게임을 제작했었다. EA는 트리플 플레이를 출시해 야구 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하드볼과 하이히트 베이스볼에 밀려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에 단점을 개량한 새로운 시리즈를 내놨는데 이것이 바로 MVP 베이스볼이다. MVP 베이스볼은 라이벌 하이히트 베이스볼의 몰락과 함께 탄탄대로를 걸었지만, 테이크 투가 MLB 독점 라이선스를 따내면서 2005를 마지막으로 명맥이 끊긴다.

테이크 투의 행동은 EA의 NFL 독점 라이선스 계약으로 자사의 NFL 2K 시리즈가 강제 종료된 것에 대한 보복이다. 하지만 테이크 투도 MLB 2K 2014를 마지막으로 라이선스 독점 계약 기간이 끝나자 시리즈를 종료했다.

일본 J리그는 대표적으로 실사풍의 프로야구 스피리츠와 SD풍의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가 있다. 둘 다 실제 J리그 선수의 데이터를 반영했고 코나미의 게임들이지만, 프로야구 스피릿츠는 시즌 개막 전 발매하고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는 시즌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발매해 겹치는 것을 방지했다. 이 중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는 우리나라의 마구마구 등 캐쥬얼 야구 게임에 큰 영향을 끼쳤다.

 

-MLB 더 쇼

현재 MLB를 다루고 있는 야구 게임 중 유일하게 제대로 된 게임이다(R.B.I. 베이스볼도 있지만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2006년부터 소니에서 출시하고 있는 시리즈로, 테이크 투가 MLB 라이선스를 독점하고 있었음에도 EA를 제외한 다른 회사에 라이선스를 판매했기 때문에 시리즈 제작에 큰 무리가 없었다.

MLB 더 쇼는 단순히 야구 게임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구단을 직접 경영하거나 선수를 만들어 성장시키는 재미까지 있다. 가장 큰 단점은 PS 진영 독점 게임이라 PS 관련 게임기가 아니면 즐길 수 없다는 것이다.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

코나미에서 1994년부터 발매하기 시작한 시리즈로, 흔히 실황야구, 파워프로라고 불린다. 머리가 몸만한 귀여운 2등신 캐릭터가 등장하기 때문에 대두야구로도 유명하며, 이후 캐쥬얼 야구게임들은 이 게임의 디자인과 시스템을 많이 차용했다.

캐릭터 디자인은 우스꽝스러워도 실제 선수의 능력치를 반영하고 일본 프로야구팀이 그대로 등장하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더구나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도 등장하고 차별 없이 리그에서 뛰어난 성적만 올리면 그대로 능력치를 반영해 준다.

 

- 프로야구 스피릿츠

이 시리즈도 코나미에서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둥글둥글한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의 캐릭터와 달리 실사형 캐릭터가 등장한다. 처음 시리즈가 등장한 것은 2001년으로, 당시에는 프로야구 저팬 2001이라는 제목이었다. 이후 명칭을 더 베이스볼로 바꾸다가 2004년부터 프로야구 스피릿츠라는 제목을 사용했다.

2009년 6까지는 시리즈 넘버링을 사용했지만, 2010년부터 년도제로 표기했다. 특히 프로야구 스피릿츠 6에서는 WBC 모드가 있어 각 나라의 야구 국가대표를 플레이할 수 있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농구

농구 게임도 크게 실사형과 재미형을 나눌 수 있다. 현재 농구 게임 중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테이크 투의 자회사 2K 게임즈의 NBA 2K 시리즈이며, 라이벌로 부르기는 많이 모자라지만 EA의 NBA 라이브 시리즈가 있다. 사실 농구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인기가 그리 많지 않아 NBA 관련 게임 말고는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게임적인 재미로만 본다면 국내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끈 농구 게임은 단연 덩크 드림 시리즈와 슈퍼 슬램일 것이다.

 

-NBA 라이브

EA의 대표 스포츠 게임으로, 피파만큼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 처음 출시된 것은 1995년 NBA 라이브 95로 어느덧 20년이 넘은 장수 시리즈다.

한때는 농구 게임의 일인자로 독보적인 위치에 있었지만, NBA 2K 시리즈에 왕좌를 내준 후 좀처럼 기사회생할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NBA 라이브 14는 엄청난 혹평을 받았으며, 일부 국내 게임 판매장에서는 당시 구하기 힘들었던 PS4에 끼워 팔기를 했던 흑역사가 있다.

 

-NBA 2K

NBA 라이브의 독주를 막기 위해 1999년 등장한 시리즈로, 현재는 독주를 막는 것을 넘어 혼자 저 멀리 도망가 있는 듯한 느낌이다. 뛰어난 그래픽과 몰입감 넘치는 플레이 방식은 NBA 라이브와 비교하는 것이 미안해질 정도다.

비쥬얼 콘셉츠사에서 개발한 NBA 2K는 원래 세가의 드림캐스트용인 만큼 세가에서 발매했지만, NBA 2K5부터 2K 게임즈로 옮겨갔다. 최신작은 2K16으로, 콘솔은 물론 PC로도 출시되고 있다.

 

-덩크 드림

1994년 데이터 이스트에서 발매한 아케이드 농구 게임으로 3대3 길거리 농구를 게임으로 재현했다. 외수명은 스트리트 후프 또는 스트리트 슬램으로, 국내에서는 스트리트 후프로 잘 알려졌다.

아케이드 농구 게임답게 간단한 조작 체계와 시원시원한 진행 등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일반 슛을 성공할 때마다 격투 게임을 하듯이 하단에 게이지가 차오르는데 가득 차면 절대로 막을 수 없는 화려한 슈퍼 샷을 사용할 수 있다.

 

- 슈퍼 슬램

국내에 농구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 만화 슬램덩크를 원작으로 한 농구 게임. 1995년 반프레스토에서 출시한 이 게임은 정상적인 농구 게임이라기보단 캐릭터 게임이나 다름없다.

원작 만화에서 전국대회 진출 예선전을 경합하던 북산, 해남, 능남, 상양 4팀만 등장하며, 룰은 공격 시간 30초를 제외하곤 반칙과 라인아웃도 없다. 하지만 원작 재현이 뛰어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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