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들을 위한 게임, 섬란 카구라 에스티발 버서스: 소녀들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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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들을 위한 게임, 섬란 카구라 에스티발 버서스: 소녀들의 선택
  • 임병선 기자
  • 승인 2015.12.01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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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란 카구라 에스티발 버서스: 소녀들의 선택’(이하 섬란 카구라 EV)은 전작 ‘섬란 카구라 시노비 버서스: 소녀들의 증명’(이하 섬란 카구라 SV) 발매 이후 약 2년 만에 출시한 후속작이다. 폭유 하이퍼 배틀이라는 장르답게 가슴이 시켜서 하는 게임이라 불리기도 한 이 게임은 철저히 성인 남성을 노리고 제작한 게임이다. 일본판은 지난 3월에 출시됐지만, 전작의 인기에 힘입어 한글화까지 이뤄졌다. 시리즈 최초로 콘솔판으로도 출시한 섬란 카구라 EV는 전작의 재미를 이어갈 수 있을까?

 

버서스 시리즈 신작

섬란 카구라는 닌텐도 3DS로 처음 시작된 시리즈로, 국내에 처음 정식 출시된 작품은 지난 2013년 1월 닌텐도 3DS판 ‘섬란 카구라 버스트: 홍련의 소녀들’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슈가 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은 PS Vita로 출시된 섬란 카구라 SV였다. 당시 이 게임을 사기 위해 수많은 게이머가 게임점에서 줄을 서기도 했으며, 품절이 되자 웃돈을 주고 구하는 사람까지 있었을 정도다. 비록 섬란 카구라 시리즈는 블록 버스터급 대작은 아니지만, 성인 남성 게이머를 끌어들이는 요소가 충분한 게임임은 틀림없다.

섬란 카구라 시리즈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먼저 닌텐도 3DS로 출시된 벨트스크롤 액션 방식의 본가 시리즈, PS 진영으로 출시된 3D 액션 방식의 외전 버서스 시리즈, 스핀오프 격인 카드 배틀 방식의 뉴 웨이브와 리듬액션 방식인 데카모리 등이 있다. 이번에 소개할 섬란 카구라 EV는 외전인 버서스 시리즈 최신작으로 전작 섬란 카구라 SV의 뒷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특히나 국내에서는 외전이었던 섬란 카구라 SV를 즐겼던 유저들이 더 많은 만큼 본가 시리즈 후속작보다 후속작인 섬란 카구라 EV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았다. 이에 대한 기대감에 부응하듯 한글화까지 이뤄져 스토리에 대한 몰입도까지 증가됐다. 사실 섬란 카구라 EV가 시리즈 최초 한글화는 아니다. 앞서 리듬게임인 데카모리 섬란 카구라도 한글화가 됐으며, 본가 시리즈인 ‘섬란 카구라 2: 진홍’도 한글화됐다. 하지만 가장 큰 인기를 끈 버서스 시리즈가 한글화된 것은 다른 시리즈 한글화보다 더 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시리즈 최초 콘솔 발매

그동안 섬란 카구라 시리즈는 닌텐도 3DS, PS Vita, 스마트폰 등 휴대용 기기로만 출시됐다. 이번 섬란 카구라 EV도 PS Vita로 출시됐지만, 그와 함께 PS4로도 출시돼 시리즈 최초로 콘솔판이 등장했다. 그동안 섬란 카구라 시리즈는 프레임 드랍이 심각했지만, PS4로 출시된 섬란 카구라 EV는 기존 30프레임이었던 것과 달리 60프레임의 부드러운 화면을 보여준다. 물론 PS Vita판도 전작보다 프레임 드랍은 줄었지만, PS4판과 비교하면 전혀 다른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프레임이 차이 난다. 이 밖에도 한 화면에 등장하는 적의 숫자가 몇 배나 많아 더 화끈하고 화려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멀티플레이도 PS Vita는 최대 4명인 반면, PS4는 최대 10명까지 지원한다. 탈의실 모드도 기기 성능 차이 때문에 PS Vita는 3명, PS4는 5명이 등장한다. 로딩도 전작보다 크게 줄었으며, PS4판이 PS Vita판보다 훨씬 로딩 시간이 짧다.

등장 캐릭터는 전작 22명에서 5명이 더 늘어난 27명에 유료 DLC 캐릭터 7명이 추가돼 총 34명이다. 유료 DLC 캐릭터는 상점 캐릭터인 아야메와 섬란 카구라 2: 진홍에서 등장했던 카구라와 나라쿠, 콜라보레이션 캐릭터로 ‘데드 오어 얼라이브’ 시리즈의 아야네와 ‘일기당천’의 손책, 관우, 여포가 등장할 예정이다. 일기당천은 제작사가 앞서 관련 게임을 만든 전적이 있어 콜라보레이션이 결정됐다. 참고로 일기당천 게임 시리즈는 2D 벨트스크롤 액션 장르로, PS2판 ‘Shining Dragon’과 PSP판 ‘Eloquent Fist’, ‘XROSS IMPACT’가 있다. 부제는 모두 제작사가 의도한 것으로 처음 이니셜만 쭉 나열하면 민망한 단어가 완성된다. 이것은 섬란 카구라 버서스 시리즈 부제에도 이어지고 있어 차기작은 X로 시작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강화된 그래픽·연출

섬란 카구라 EV는 전작과 비교하면 그래픽이나 연출 면에서 크게 발전했다. 이것은 앞서 닌텐도 3DS판 본가 시리즈에서도 있었던 현상이다. 섬란 카구라 2: 진홍도 전작보다 그래픽과 3D 연출이 크게 향상됐으며, 2명을 번갈아가며 조작하거나 합동 오의가 추가되는 등 볼거리가 많아졌다. 특히 비전인법과 옷 파괴 효과가 컷신 연출에서 실시간 연출로 변경됐는데 섬란 카구라 EV에도 적용됐다. 캐릭터별로 시노비 전신과 옷 파괴 시 연출도 전부 달라졌으며, KO 연출도 추가됐다. 또한, 일부 스테이지마다 있는 기믹들에 맞춰 특정 기술로 상대를 쓰러뜨리면 ‘오들오들 피니쉬’라고 부르는 특수 연출이 등장한다. 일부 이벤트는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돼 보는 재미까지 더했으며, PS4판의 경우 1080p 해상도에 60프레임은 물론, 옷이 물에 젖거나 더러워지는 효과까지 적용됐다.

게임 방식은 전작 섬란 카구라 SV와 같은 3D 액션으로 기본 플레이는 공중 콤보가 가미된 1일대 다수의 무쌍 게임이다. 약공격에서 강공격, 띄우기 공격 후 공중 대쉬로 적을 쫓아가 계속 콤보를 이어가는 것이 이 게임의 묘미다. 폭탄 같은 투척형 공격 아이템이 추가됐는데 필드에 떨어져 있거나 적을 쓰러트려 입수할 수 있다. 전작처럼 두루마리를 소비하는 비전인법 1, 2와 체력이 붉게 됐을 때만 사용할 수 있는 절 비전인법도 여전히 존재한다. 여기에 4가지 세력의 리더는 절 비전인법으로 잠재능력을 개방한 각성 모드로 돌입할 수 있다. 또 이번 작에서는 벽타기와 삼각차기 공격, 기상 공격, 기상 회피, 대시 공격 등 새로운 시스템이 추가됐으며, 파트너 캐릭터와 함께 비상난무를 사용하는 합체비상난무도 새롭게 선보였다. 합체비상난무는 섬란 카구라 2: 진홍에서도 선보였지만, 섬란 카구라 EV는 페어 시스템이 아니므로 약간 다른 방식으로 시전한다.

 

살짝 아쉬운 플레이

하지만 다양한 볼거리와 시스템이 추가된 탓인지 플레이하는 사람에 따라 게임 플레이 재미는 전작만 못할 수도 있다. 전작보다 기본 공격 속도가 느려지고 약공격 캔슬 대쉬가 불가능하거나 대쉬 후 딜레이, 졸개를 제외한 적에게 약공격이 경직을 주지 못해 전체적으로 답답한 느낌이 든다. 그나마 패치를 통해 약공격 캔슬 대쉬가 추가됐지만, 전작처럼 공캔슬은 불가능하고 공격이 나가고 딜레이가 생긴 후 캔슬이 가능하다. 다만 적들도 플레이어에게 약공격으로 경직을 주지 못하거나 새로 생긴 기상 공격이나 삼각차기 공격 덕분에 몰매를 맞는 일은 적어졌다. AI가 상승한 부분은 상당히 맘에 들지만, 난이도를 올려도 대미지와 맷집만 쌔질 뿐 패턴이 크게 변하지 않는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많아진 캐릭터만큼이나 성능 차가 심한 것도 아쉽다. 신규참전 캐릭터 카후루 등 몇몇은 짧은 딜레이에 긴 리치를 앞세워 사기적으로 강하지만, 딜레이가 길고 리치도 짧은 미노리나 히바리, 미라이 같은 캐릭터는 쓰기 까다롭다. 여기에 가뜩이나 느린 파워형 캐릭터는 늘어난 공격 딜레이 때문에 더 느려져 절망적이다. 하지만 다다익선이니만큼 밸런스가 잘 맞지 않는다 해도 조작할 수 있는 캐릭터가 많은 쪽이 더 나은 것이 사실이다. 전작보다 살짝 아쉬울 수 있는 신작이지만, 이 정도는 시리즈에 대한 애정과 한글화로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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