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귀환, 앵그리버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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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귀환, 앵그리버드 2
  • 임병선 기자
  • 승인 2015.09.30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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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날려 구조물과 돼지를 없애는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의 정식 후속작이 지난 7월 30일 출시됐다. 핀란드의 게임 회사 로비오 엔터테인먼트가 지난 2009년 12월 처음 선보인 이후 무려 5년 8개월 만에 ‘2’를 붙인 정통 후속작이 나온 셈이다. iOS와 안드로이드OS에 동시 선보인 앵그리버드 2는 출시된 지 3일 만에 1천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데 이어 약 일주일 만에 2천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무서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과연 앵그리버드 2는 다시 한 번 모바일 게임 시장의 파란을 가져올 수 있을까?

 

시리즈 정통 계승자

앵그리버드 2는 지난 3월 ‘앵그리버드 언더 피그스트럭션’이라는 제목으로 캐나다 앱스토어에 선행 발매됐다. 정식 후속작에 어울리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먼저 게이머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수정·보완을 거쳐 타이틀을 앵그리버드 2로 변경해 재출시했다.

한때 앵그리버드는 여러 사람이 최고의 모바일 게임으로 꼽았다. 모바일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은 확실하지만, 어디까지나 터치스크린에 최적화된 조작감과 개성 있는 캐릭터, 나름 정교한 물리 엔진 등 때문이었지 새로운 방식의 참신함은 아니었다. 앵그리버드 1이 나왔을 당시 모바일 게임 시장은 그리 경쟁자가 많지도 않았을뿐더러 고화질 그래픽 게임도 없었다. 하지만 앵그리버드 2가 등장한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은 수많은 게임이 범람하고 있다.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십개가 쏟아져 나오는 게임을 접하고 있고 그만큼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앵그리버드 2는 너무 흔하고 식상한 방식의 게임이 됐다.

 

아직 죽지 않았어!

앵그리버드 시리즈가 첫 작품 이후 5년 만에 나온 것도 아니다. 앵그리버드 1과 앵그리버드 2 사이에 약 30여개의 앵그리버드 에디션이 출시됐다. 특별한 배경에 맞춘 ‘앵그리버드 리오’와 ‘앵그리버드 스페이스’나 영화와 콜라보를 한 ‘앵그리버드 스타워즈’와 ‘앵그리버드 트랜스포머’ 등이 있다. 발렌타인데이나 부활절, 할로윈,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날에 맞춰 출시한 다양한 ‘앵그리버드 시즌 에디션’도 있다. 여기에 앵그리버드 캐릭터를 활용한 레이싱 게임과 RPG, 퍼즐 게임도 있으며, 심지어 적 캐릭터인 돼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도 존재한다. 사실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앵그리버드 타이틀을 단 게임이 수십개 등장했음에도 ‘2’를 단 후속작이 등장하지 않은 건 의아할 따름이다.

▲ 기존 캐릭터를 활용해 다른 장르의 게임을 출시하기도 했다.

물론 앵그리버드라는 브랜드 파워는 무시 못 한다. 아무리 식상하고 뻔해 보여도 출시 일주일 만에 2천만 다운로드 돌파를 달성하는 등 앵그리버드의 브랜드 파워는 여전히 굉장했다. 하지만 2를 붙이고 등장해 봤자 기존 앵그리버드 시리즈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다.

▲ 앵그리버드 캐릭터에 스타워즈를 접목한 ‘앵그리버드 스타워즈’.

 

새로운 새와 시스템

부분 유료화 방식을 채택한 앵그리버드 2는 여타 카카오톡 게임처럼 게임 플레이 횟수가 하트로 제한됐다. 대신 게임을 시작할 때 하트를 소진하는 것이 아니라 스테이지 도전에 실패했을 때 하트가 사라지는 방식이므로 스테이지를 일사천리로 클리어하면 계속 즐길 수 있다. 하트는 30분에 1개씩 추가되며, 하트를 전부 소진했다면 광고 동영상을 시청하거나 유료 아이템인 보석으로 구매하면 된다.

▲ 먼저 날리고 싶은 새부터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후속작답게 그래픽과 연출이 강화됐으며, 새로운 새와 시스템도 추가됐다. 이번 작에서 등장하는 새는 총 8종류로, 처음에는 ‘레드’뿐이지만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추가된다. 발사할 수 있는 새는 카드로 표시되는데 전작에서는 정해진 순서대로만 새를 날릴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언제든지 날리는 순서를 변경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주문 카드도 추가됐다. 주문 카드는 위에서 황금 오리가 마구 떨어지는 것부터 모든 블록을 얼음으로 만들거나 강풍이 불어 모든 돼지를 쓸어버리는 것 등 총 5가지가 있다. 게임 시작 전 주문 카드를 선택하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 사용하지 않으면 주문 카드 개수는 차감되지 않으며, 오로지 보석으로만 수량을 늘릴 수 있다.

▲ 클리어가 어렵다면 주문 카드를 적극 활용하자.
▲ 같은 스테이지라도 구조물과 카드가 계속 바뀐다.

 

급속한 인기하락 관건

지난 2012년 앵그리버드 스페이스 출시 후 앵그리버드 시리즈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10억을 넘었지만, 2014년부터 인기가 급락했다. 어찌 보면 인기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앵그리버드 2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든 걸 수도 있다. 앵그리버드 2가 성공하면, 또 다시 다양한 에디션을 출시해 앵그리버드 브랜드를 이어갈 수 있다.

현재 앵그리버드 2가 흥행하고 있지만,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게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이다. 실제 출시했을 당시만 해도 전세계 100개국에서 인기순위 1위를 차지했지만, 지난 8월 22일 기준으로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에서 모두 1위 자리를 내준 상태다. 약 1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이지만, 유료로 판매했던 기존 시리즈들과 달리 무료에 부분 유료화 정책을 내건 덕분에 초반 인기는 상당했지만, 뒷심이 모자란 느낌이다.

▲ 그나마 하트가 없을 때 보석을 사용하고 싶다.

앵그리버드 2는 부분 유료화 방식이지만, 결제할 마음은 크게 들지 않는다. 보석을 소진해 구매할 수 있는 것은 ‘하트 추가’와 스테이지 실패 시 ‘새 카드 추가’, ‘주문 카드’ 정도다. 소위 현질을 하면 게임을 쉽게 클리어할 수 있지만, 그동안 앵그리버드 시리즈를 즐겨온 게이머의 지갑을 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덕분에 앵그리버드 2는 신작 게임임에도 앱스토어 매출순위에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대신 광고 동영상을 보면 새 카드 추가나 하트를 보급해 줘 광고 매출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비오의 부분 유료화 방식이 성공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스테이지는 현재(8월 20일 기준) 총 240개가 준비돼 있고 계속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같은 스테이지라도 계속 구조물 형태와 재질이 변하므로 계속 재시도하면 언젠가는 클리어할 수 있어 ‘운’ 요소가 더 강화됐다. 일정 스테이지마다 보스 돼지가 등장하는데 여기서는 주문 카드를 사용할 수 없고 구조물 형태도 고정된다. 보스 돼지는 체력이 표시돼 구조물이나 새를 부딪쳐 데미지를 주거나 떨어뜨려 버리면 없앨 수 있다. 또한, 25스테이지를 넘기면 ‘아레나’가 추가되는데 일일 토너먼트에 참가해 순위에 따라 깃털을 준다. 일정량의 깃털을 모으면 새의 랭크를 올릴 수 있으며, 랭크가 높을수록 점수를 더 받을 수 있다.

▲ 보석은 일일 출석이나 퀘스트를 통해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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