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캠·드론으로 ‘날아다니는’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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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캠·드론으로 ‘날아다니는’ 카메라
  • 정환용 기자
  • 승인 2015.08.0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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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은 늘고 한계는 줄고

언젠가부터 TV 뉴스 및 예능 프로그램에서 공중 촬영한 영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명절에 헬리콥터를 타고 자동차 가득한 고속도로를 촬영한 장면이야 예전부터 자주 봤지만, 몇 년 전부터는 뉴스가 아니라 일반 예능이나 드라마에서도 공중 촬영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크기가 작고 카메라를 장착할 수 있는 ‘헬리캠’(helicopter + camera) 덕분이다. 최근 무인항공기 드론이 널리 알려지며 전문가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조금씩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제 사람들이 촬영하기 어려운 앵글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헬리캠? 드론?

외형을 보면 헬리캠과 드론은 형제처럼 보인다. 하지만 두 기기의 탄생은 그 목적이 서로 달랐다. 헬리캠은 단어 그대로 사람이 촬영하기 어려운 높이나 각도에서의 촬영을 위해 작은 헬리콥터 형태의 비행기기에 카메라를 장착해 만들어진 것이고, 드론은 조종사 없이 임무를 수행하도록 만들어진 ‘무인 항공기’다. 헬리캠의 목적은 오롯이 촬영에 있지만, 드론은 촬영과 더불어 감시·정찰·무기공격 등 군사용으로 먼저 활용되기 시작했다. 근 몇 년간 무선 송수신 장치의 발전과 함께 드론의 크기가 작아지고 형태가 헬리캠과 비슷해지며 일반인들에게 R/C 자동차처럼 레저의 일환으로 접근이 가능해진 것이다.

 

군사 목적으로 사용되는 드론의 생김새는 위의 것과 확연히 다르고, 크기도 수십 배 더 크다.

 

지난해, 국제 배송서비스 DHL이 아마존을 제치고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3년부터 드론 배송을 준비한 DHL은 자체 제작한 무인 화물기 ‘파슬콥터’(Parcelcopter, parcel(소포)+helicopter의 합성어)를 이용해 10km 이상 떨어진 섬 지역에 의약품과 구호품 등의 배송에 성공했다. 이후 아마존과 협업해 2kg 이하의 물품을 30분 이내 거리에 드론으로 배달하는 ‘프라임 에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거대한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배송 업계가 드론을 운용할 수 있도록 허가된다면, 조만간 도심의 하늘을 각종 택배회사의 드론들이 뒤덮을 것이 예상된다. 아직은 비행 거리나 고도, 조종사의 시야 등 제한이 많아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배송 업계에선 드론으로 더 많은 수익을 낼 것을 기대하고 있고, 영화·방송 업계에선 훨씬 다양해지는 촬영 방법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 이미 헐리웃의 6개 영화제작사에서 미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드론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물론 드론이 엄연한 항공기인 만큼, 촬영용 드론은 낮에 개인용 비행기 조종 면허를 가진 조종사의 시야 안에서만 움직여야 하며, 촬영장 기준 약 400피트(120m) 이상 높이 뜰 수 없다.

국내 역시 관련법이 ‘지나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제약이 크다. 드론의 총 중량이 12kg을 초과하면 항공청에 신고해야 하고, 낮에 조종사의 시야에 있어야 하며, 고도 150m 이상 올라가면 안 된다. 이 조건에 부합하더라도 드론을 상업용으로 운용하기 위해선 운항자격증이 필요하다. 현재 방송사에서 촬영에 사용하는 드론은 크기가 작은 편이어서 아직은 큰 제한이 없는 편이다. 12kg짜리 드론이 약 6kg 정도의 화물을 들 수 있는데, 고성능 DSLR을 장착한다 해도 DSLR 자체 무게가 렌즈를 포함해도 6kg을 넘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드론 덕 보는 카메라
헬리캠이 전문 촬영용 무인항공기였다면 현재 드론이 그 자리에 조금씩 발을 들이밀고 있는 중이다. 세계적으로 드론 사업이 커지며 덩달아 촬영용 카메라 시장도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드론의 특성상 DSLR보다는 액션캠 쪽에서 더 빛을 띠고 있고, 드론 장착용 카메라도 출시되고 있다.

 

작은 크기에 충분한 성능으로 액션캠의 왕좌를 수년간 지키고 있는 고프로는, 느리지만 꾸준한 신제품 출시로 인기를 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HERO4 BLACK’은 사진보다 영상에 강한 캠코더로, FHD는 120fps, 2.7K는 50fps까지 지원한다. 특히 4K 촬영 기능은 전작인 HERO3+의 두 배인 30fps를 지원한다. 1200만 화소의 해상도를 지원하고, 사진도 초당 30프레임으로 촬영할 수 있다. Wi-Fi와 블루투스를 모두 지원하는데, 아무래도 드론처럼 활동 범위가 넓은 상황에선 Wi-Fi가 좀 더 낫다. 51만 원대. 함께 출시된 HERO4 SILVER는 다른 성능은 비슷하나 촬영 성능에서 FHD 60fps, 720P 120fps의 제한이 걸려 있다. 그래도 기존에 별매였던 LCD 터치 백팩이 일체형이 됐다. 41만 원대.

 

드론에 최적화된 카메라는 아니지만 작은 크기와 성능이 드론에 적합한 카메라도 많다. 카메라 전통의 강자 캐논은 4K 촬영이 가능한 캠코더 ‘XC10’를 출시했는데, 125 X 122 X 102 mm 크기에 930g의 경량으로 드론 장착에도 적합하다. 1인치 크기의 CMOS 센서가 1200만 화소, ISO 20000을 지원한다. 10배율의 4K 비디오 렌즈를 장착했고, 캐논이 독자 개발한 이미징 플랫폼과 영상 포맷 등이 채택됐다. 최대 120fps의 하이프레임부터 1/4배 슬로우모션 기록까지 촬영할 수 있고, 기록분은 29.97fps로 재생할 수 있다. XC10은  영상에 최적화된 카메라이지만 영상 뿐 아니라 스틸 이미지 촬영에도 적합한 성능이다. 가격 미정.

 

하이엔드 카메라 업체인 페이즈 원에선 최대 110mm에 불과한 항공 촬영용 카메라 ‘iXU-180’을 출시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8천만 화소 중형 포맷의 디지털 카메라로, 28mm부터 240mm까지 6종의 렌즈를 장착할 수 있다. 53.7 X 40.4 mm 크기의 CCD 센서, ISO 35~800, 셔터스피드 최고 1/1600s 등의 성능을 갖추고도 본체 무게는 950g에 불과하다. 렌즈를 장착해도 2kg을 초과하지 않아 경량이 최우선인 드론에 적합하다. 현재 페이즈 원 홈페이지에서 약 6만 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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