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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으로 보는 ‘매드 맥스’ 세기말 게임 전설

석주원 기자l승인2015.07.29l수정2015.08.2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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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할리우드표 액션영화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가 전 세계적으로 많은 화재를 불러일으켰고, 국내에서도 37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모으며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천만 관객 시대에 370만 명이라는 관람객 숫자가 적어보일 수도 있지만, 대중적이지 않은 소재를 메인으로 선택한 영화가 이 정도 인기를 끄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또한, 객관적인 지표에서도 올 상반기 국내 개봉 영화 중 관람객수로는 4위에 해당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사실 ‘매드 맥스’ 시리즈는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낮지만 1979년에 첫 작품이 나온 고전 영화 시리즈로, 이번에 개봉한 분노의 도로는 시리즈 네 번째 작품에 해당한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라고 부르는 서브컬쳐 장르에서 선구자격 작품으로 꼽히며, 게임을 포함한 다양한 창작물에 영향을 끼쳤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란?

‘아포칼립스(Apocalypse)’는 성경의 요한묵시록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는 단어로, 영어사전에서는 보통 ‘세상의 파멸, 종말’ 등으로 표현돼 있다. 아포칼립스의 원형이 되는 단어 ‘Απōκάλυψις(apocalypsis)’는 요한묵시록의 제목이기도 하다. 본래의 뜻은 ‘덮개를 떼는 것’. 요한묵시록은 신약성경 마지막에 나오는 예언서로, 인류의 종말을 예언한 것으로 유명하다. 덕분에 묵시록에서 파생된 아포칼립스라는 단어가 지금은 세상의 종말을 의미하는 무시무시한 뜻을 갖게 됐다. 여기에 ‘~후’라는 의미를 갖는 접두사 psot를 붙이면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Apocalypse)’라는 단어가; 완성된다. 글자 그대로 멸망 후의 세계를 의미한다. 즉, 창작물에서 포스트 아포칼립스는 핵전쟁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인류의 문명이 한 번 이상 멸망을 맞이한 이후의 세계를 무대로 하는 SF의 하위 장르에 속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단순히 멸망에 초점을 맞춘 작품은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속하지 않는다. 제목에 세기말이라고 쓰긴 했지만, 정확히는 세기말 이후의 세계가 주 무대가 되어야만 ‘포스트 아포칼립스’라고 할 수 있다.

▲ 이 영화가 바로 핵전쟁 후를 그린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교과서적인 작품이다. 특히 주인공 맥스의 복장은 여러 곳에서 차용된 바 있다.

같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라고 해도 멸망의 계기가 된 사건에 따라 다시 세부적으로 구분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핵전쟁, 외계문명의 침공, 자연재해, 기계의 반란 등이다. 영화 매드 맥스 시리즈는 이 중에서 핵전쟁 후의 세계를 다루고 있는 대표적인 고전에 속한다. 정확히는 두 번째 작품부터라고 할 수 있지만. 1979년 개봉된 첫 작품은 부족한 점이 많은 여러모로 시험적인 작품이었지만, 1981년 개봉한 두 번째 작품 ‘The Road Warrior’부터 본격적으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 1에서는 석유파동과 경제대공황으로 사회기반이 무너져가는 세계를 그리고 있었지만, 2부터는 그로 인한 핵전쟁이 발생해 모든 문명이 파괴된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핵전쟁의 여파로 지구의 대부분은 황폐해지고 사막화가 진행돼 인류가 살 수 있는 장소는 극히 제한적이 됐다. 당연히 물과 식량을 다툼이 매일 같이 발생하고, 전쟁의 원인이 된 석유 또한 매우 귀중한 자원으로 등장한다. 최신작인 ‘분노의 도로’ 역시 같은 설정을 따르고 있다. 사실 고전 매드 맥스 3부작은 영화적인 완성도에서는 B급 취급을 받는 영화였지만, 핵전쟁 이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전형을 구축한 작품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게임으로 보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에는 몇 가지 정형화된 패턴이 있다. 영화 매드 맥스 시리즈처럼 황폐해진 지구, 물과 식량 부족, 부족한 자원 등이 가장 대표적인 예. 이로 인해 겨우 살아남은 사람들 중 대부분이 원시적인 생활을 하게 되게 되며, 멸망 이전에 만들어진 물건들이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하곤 한다. 특정 지역에 한해서 과거의 문명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는 도시나 마을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보통 작품 내에서 흑막이 지배하는 경우가 많다. 주인공들은 대체로 한 지역에 머물기 보다는 방랑하는 형태로 등장하며, 배경 설정 탓인지 서부극의 느낌도 많이 풍긴다. 또, 동물이 동료로 등장하기도 하는데, 매드 맥스도 2에서는 개가 비중 있는 역할을 해 준다. 핵전쟁 이후의 세계를 다룬 대표적인 ‘포스트 아포칼립스’ 게임 ‘폴아웃’ 시리즈에서도 개가 동료로 등장한다.

▲ 폴아웃 시리즈에 등장하는 멍멍이 동료 도그미트(Dogmeat). 이름이 개고기다… 정말 동료 맞아?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소재로 한 게임들은 멸망의 원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게임의 방향성이 달라진다. 대체적으로 자연재해가 원인일 경우에는 생존 게임 형태가 되고, 생물학적 재해나 외계 세력의 침공에 의한 경우에는 생존을 빙자한 괴물사냥물이 되며, 핵전쟁처럼 대규모 전쟁 이후의 세계에는 생존 및 재건이 주제가 되곤 한다. 장르별로 보면 과거에는 RPG나 액션이 많았고, 최근에는 액션 어드벤처나 TPS, FPS 등으로 주로 제작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보다 현실감 넘치는 세계관을 구현해주긴 하지만, 고전 게임 특유의 거친 그래픽이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더 잘 어울릴 때도 있다. 어쨌든 ‘포스트 아포칼립스’는 흥미로운 세계관을 만들기도 쉽고, 플레이어에게 적당히 긴장감을 유발시키기에도 적당하기 때문에 게임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소재다.

▲ 2013년 최고의 게임으로 꼽혔던 ‘더 라스트 오브 어스’도 전염병에 의해 멸망한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게임이다.

 

폴아웃 시리즈

‘포스트 아포칼립스’ 하면 바로 떠오르는 대표적인 게임. 방사능 낙진을 의미하는 ‘폴아웃’이라는 단어 그대로 핵전쟁 이후를 무대로 하고 있다. ‘폴아웃’ 1, 2, 3와 외전격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뉴 베가스’까지 총 4개의 시리즈가 출시돼 있고, 얼마 전 최신작인 폴아웃 4의 개발을 공식 발표했다. 모든 시리즈의 오프닝에

등장하는 ‘War, War never changes(전쟁, 그것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라는 문구가 상징적이다. 핵전쟁의 방공호로 건설된 ‘볼트(Vault)’라는 시설이 게임 전반에 깊게 관여하고 있으며, 폴아웃1의 주인공도 ‘볼트 거주자’다.

장르는 RPG이며, 3와 ‘뉴 베가스’는 1인칭 시점으로 FPS처럼 진행할 수도 있다. 자유도가 매우 높아 하나의 사건에 대한 해결 방법이 매우 다양하다. 대화 스킬만 잘 키우면 전투 한 번 없이 엔딩을 볼 수도 있다. ‘핍보이’라 불리는 개인용 단말기와 화폐 대용으로 사용되는 병뚜껑은 폴아웃 시리즈를 상징하는 아이템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찾아보면 영화 매드 맥스와 흡사한 부분도 많은데 대표적으로 폐허가 된 황무지의 모습이나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복식 등이 비슷하다.

 

웨이스트랜드

‘웨이스트랜드’는 ‘폴아웃’ 시리즈를 제작한 인터플레이에서 ‘폴아웃’보다 먼저 출시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의 RPG다. 게임의 시스템이 여러모로 ‘폴아웃’ 시리즈와 비슷한데, 실제로 ‘웨이스트랜드’가 ‘폴아웃’ 시리즈의 원조격이 되는 게임이다. ‘폴아웃 1’을 개발할 당시 제작사인 인터플레이에서는 ‘웨이스트랜드’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시 만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폴아웃’ 시리즈 전반에 걸쳐 ‘웨이스트랜드’의 콘텐츠를 재활용하고 있는 부분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게임의 배경은 핵전쟁 이후의 미국 서부지역이며, 주인공은 군인으로 등장한다. ‘폴아웃’ 시리즈에서 선보인 자유도도 이미 이 게임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고, 인공지능에 따라 행동하는 NPC들과 플레이어의 행동이 게임의 배경에 남아 영향을 미치는 등 당시로서는 참신한 시스템들이 도입돼 있었다. ‘웨이스트랜드’가 출시된 시기는 1987년인데, 무려 27년이 지난 2014년에 후속작인 ‘웨이스트랜드2’가 출시되기도 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자유도가 높은 플레이 방식에 턴 기반 전투 시스템의을 접목한 RPG로 제작됐다. 다만, 최근 RPG에서는 보기 드문 키워드 대화 방식을 채용해 찬반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메탈 맥스 시리즈

뭔가 제목에서부터 매드 맥스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게임 시리즈로,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일본의 데이터이스트에서 1991년 첫 작품을 출시한 게임 시리즈다. 영화 매드 맥스처럼 황폐해진 세계를 무대로 하지만, 그 원인은 영화와 달리 ‘대파괴’라는 원인 불명의 재난에 의한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대파괴의 결과로 발생한 기형생물, 괴물, 인공지능 병기, 그리고 범죄자 등이 난립하는 세계에서 이들을 퇴치하는 ‘몬스터 헌터’가 주

인공의 직업이다. 1990년대 초반 일본의 RPG는 주로 판타지 배경을 무대로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는 일자진행의 패턴이 대부분이었는데, ‘메탈 맥스’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채용하고, 자유도를 중시한 시스템으로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매드 맥스에서 자동차가 중요한 요소였다면, ‘메탈 맥스’에서는 전차가 그 역할을 하며, 개도 동료로 나온다. 다만, 이 게임에 등장하는 개들은 말 그대로 병기 수준. 자유도는 상당히 높아서 이벤트를 하는 것도 자유, 동료를 만드는 것도 자유. 아이템의 종류도 상당히 다양하지만 쓸모없는 것들도 많았다.

판권을 갖고 있던 데이터이스트는 망했지만, 판권이 엔터브레인에서 넘어갔기 때문에 최근까지 시리즈가 계속 나오고 있다.

 

북두무쌍

여기에 왜 이게임이? 라고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만화 ‘북두의 권’을 기반으로 제작된 ‘북두무쌍’은 훌륭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게임이다. 원작만화인 ‘북두의 권’은 핵전쟁으로 황폐해진 세계에서 주먹으로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뜨거운 남자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사실 ‘북두의 권’은 매드 맥스를 모방한 만화라고 할 정도로 많은 요소들을 그대로 갖다 썼다. 사막화된 세계의 모습, 물과 식량, 연료를 두고 벌어지는 투쟁은 물론이고, 주인공인 켄시로의 복장은 맥스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적으로 등장하는 조연들의 복장 역시 영화에 등장한 폭주족들과 판박이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후반으로 갈수록 분위기가 많이 바뀌긴 한다.

‘북두의 권’은 전 세계적으로 1억 부가 넘게 팔린 초 인기 만화인 만큼 게임으로도 다수 제작됐는데, 그 중에서도 ‘북두무쌍’이 가장 최근에 제작되기도 했고 완성도나 흥행에서도 괜찮은 수준을 보여줬다. 원작의 스토리를 재현한 전설편과 일반적인 무쌍류 액션을 즐길 수 있는 환투편으로 나뉘어져 있다. 스토리를 더욱 보강하고, 게임성을 개선한 후속작 ‘진ㆍ북두무쌍’까지 출시돼 있다.

 

슈퍼로봇대전 α 외전

‘슈퍼로봇대전’은 다양한 로봇 애니메이션들이 하나의 세계관으로 등장하는 게임이다 보니, 보통 미래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다양한 애니메이션들이 참전하다보니 개중에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적인 배경을 가진 작품도 있긴 하지만, 절대 다수의 작품들이 근미래의 세계관을 갖고 있다 보니 게임의 세계관도 대체적으로 그에 맞춰진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이 주 무대로 등장하는 시리즈가 있는데, 바로 ‘슈퍼로봇대전 α 외전(이하 α외전)’이다.

‘α외전’은 ‘슈퍼로봇대전’ 시리즈 중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한 ‘α’의 후속작으로 제작됐으며, 전체 시리즈 중에서도 완성도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다. ‘α외전’에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중 ‘포스트 아포칼립스’적 세계관을 가진 작품은 ‘전투메카 자붕글’, ‘∀건담’ 정도에 불과하지만, 모종의 사건으로 수만 년 후 폐허가 된 지구로 타임워프 된다는 설정으로 세계관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작품과 작품 간의 크로스오버가 절묘하게 이루어져서 세계관이 다른 작품들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것이 최대 장점. 로봇물인 만큼 ‘포스트 아포칼립스’ 중에서도 오버테크놀로지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면 색다른 재미를 얻을 수 있다.

 

매드 맥스

마지막을 장식할 게임은 바로 ‘매드 맥스’다. 영화 매드 맥스 시리즈는 분명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선구자격인 작품이기는 했지만, 워낙 예전에 개봉한 영화인 때문인지 다른 파생작들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대신 모방한 게임들은 많이 등장했지만. 그런데 마침내 30년 만의 신작 ‘분노의 도로’와 함께 게임화 관련 뉴스가 떴다. 기종은 최신 콘솔인 PS4, Xbox One과 PC이며, 발매일은 북미 기준으로 올해 9월 1일로 예정돼 있다. 제작은 아발란체 스튜디오, 유통은 영화의 배급사이기 했던 워너브라더스의 게임 사업부에서 담당한다.

‘분노의 도로’이 개봉에 맞춰 공개됐기 때문에 영화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는 영화로 생각되기 쉽지만, 제작사에서 밝히기로는 영화화는 별도의 이야기로 간다고 한다. 세계관만 공유하는 셈. 게임에서는 영화에서 최종 보스로 나왔던 임모탄의 셋째 아들이 적으로 등장한다고 하며, 주인공인 맥스 역시 오리지널 모델링으로 등장한다. 영화판 캐릭터를 기대한 팬들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 공개된 영상을 보면 영화판과 달리 주인공의 애차인 ‘인터셉터’가 제대로 활약하는 것으로 보이며, 영화처럼 화끈한 자동차 액션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로 원작 영화의 감독인 조지 밀러가 게임에도 관여하고 있다고 한다.


석주원 기자  juwon@ilovep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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